빚 일부 갚았는데 원금이 그대로인 이유 — 비용→이자→원금 법정충당 순서와 계산 예시
빌린 돈 1천만 원 중 300만 원을 갚았는데 “남은 원금이 700만 원이 아니라 760만 원”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계산이 틀린 게 아닐 수 있습니다. 빚을 다 못 갚는 돈을 내면 법은 그 돈을 비용 → 이자 → 원금 순서로 채웁니다. 이자가 남아 있는 한 원금은 생각보다 덜 줄어듭니다.
조문 —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
「①채무자가 1개 또는 수개의 채무의 비용 및 이자를 지급할 경우에 변제자가 그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한 급여를 한 때에는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경우에 제477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 한쪽이 정한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대법원 80다3009 판결은 「채무자는 물론 채권자라도 위 법정순서와 다르게 일방적으로 충당의 순서를 지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돈은 원금으로 받아 주세요”라고 말만 해서는 안 되고, 상대방과 합의해야 합니다 — 원금 먼저 합의 해설.
- 지연손해금도 「이자」 칸에 들어갑니다. 갚기로 한 날이 지나 붙는 지연손해금은 엄밀히는 이자가 아니라 손해배상입니다. 그래도 대법원 2018다204787 판결은 「지연손해금은 이자와 같이 보아 원본보다 먼저 충당된다」고 했습니다.
- 「비용」은 확정된 것만. 대법원 2004재다818 판결은 「우선 충당되는 비용에는 채권을 실행하는 데 소요된 소송비용 또는 집행비용으로서 소송비용액확정결정 또는 집행비용액확정결정을 받은 것이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비용을 먼저 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공탁해도 같습니다. 원금과 집행비용을 함께 공탁했는데 원금이 소멸했다고 본 원심을, 대법원은 공탁금이 법정충당 순서에 따라 집행비용과 이자에 먼저 들어간다며 파기했습니다(2011다83776). 제479조는 공탁·상계에도 적용됩니다(2004재다818).
예시 1 — 1천만 원, 연 12%, 반년 뒤 300만 원(가상)
2025-01-01에 1천만 원을 연 12%, 변제기 2025-12-31로 빌려주었고, 2025-07-01에 300만 원을 갚았습니다. 일수는 기산일 포함, 1년 365일, 원 미만 버림으로 셉니다.
| 항목 | 계산 | 금액 |
|---|---|---|
| 7월 1일까지 이자 | 10,000,000 × 12% × 182일 ÷ 365 | 598,356원 |
| 이자에 충당 | 300만 원 중 먼저 | 598,356원 |
| 원금에 충당 | 3,000,000 − 598,356 | 2,401,644원 |
| 남은 원금 | 10,000,000 − 2,401,644 | 7,598,356원 |
| 12월 31일까지 새 이자 | 7,598,356 × 12% × 183일 ÷ 365 | 457,150원 |
| 12월 31일 남은 채무 | 원금 + 이자 | 8,055,506원 |
갚은 300만 원 가운데 약 60만 원이 이자로 빠져서 원금은 240만 원만 줄었습니다. 변제일 당일까지는 갚기 전 원금으로 이자를 세고, 줄어든 원금은 다음 날부터 반영했습니다. 이 일수 계산 방식은 실무 관행을 따른 가정입니다. 방식에 따라 몇 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예시 2 — 무이자인데 갚기로 한 날을 넘겼다면
같은 1천만 원을 이자 없이 빌려주고 변제기를 2025-06-30으로 정했는데, 2025-09-30에야 100만 원을 갚았습니다. 이자 약정이 없어도 갚기로 한 날이 지나면 지연손해금이 붙습니다. 민법 제397조 제1항은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한다.」고 정하고, 민사 법정이율은 연 5푼입니다(민법 제379조).
- 7월 1일~9월 30일 92일 지연손해금: 10,000,000 × 5% × 92 ÷ 365 = 126,027원 → 100만 원 중 먼저 충당
- 원금에 들어간 돈: 873,973원 → 남은 원금 9,126,027원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도 같습니다. 대법원 2009다85342 판결은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본문으로 돌아가 법정이율에 의하여 지연손해금을 정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상행위로 생긴 빚이면 상사 법정이율 6%가 문제 됩니다 — 지연이자 5%·6% 해설. 소송을 걸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이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소송 지연이자 12% 해설.
예시 3 — 확정된 소송비용 50만 원이 있을 때
예시 1에 더해 2025-05-01에 소송비용액 확정결정으로 50만 원이 정해졌다면, 7월 1일 300만 원은 비용 50만 원 → 이자 598,356원 → 원금 1,901,644원 순서로 들어갑니다. 12월 31일 남은 채무는 8,585,588원입니다. 반대로 비용이 변제한 날보다 뒤에 확정됐다면(예: 8월 1일) 그 변제에서는 비용에 충당하지 않습니다.
예시 4 — 이자가 상한을 넘었다면 넘은 부분은 원금으로
개인끼리 연 30%로 약정했다면 이자제한법이 문제 됩니다. 2021. 7. 7. 이후 계약이면 최고이자율은 연 20%입니다(대통령령 제31593호). 상한을 넘는 이자는 무효이고(이자제한법 제2조 제3항), 제4항은 「채무자가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금액은 원본에 충당되고, 원본이 소멸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 예시 1 조건 + 약정 30% | 이자 충당 | 원금 충당 | 12월 31일 남은 채무 |
|---|---|---|---|
| 상한 20% 적용 | 997,260원 | 2,002,740원 | 8,799,177원 |
| 상한 미적용(약정대로) | 1,495,890원 | 1,504,110원 | 9,773,765원 |
금융회사·등록 대부업자 대출은 이자제한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7조). 원금 10만 원 미만도 제외입니다(제2조 제5항). 상한이 계약 시기별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이자 상한 20% 초과 해설에 정리했습니다.
체크리스트
- 원금에 먼저 넣기로 한 합의가 있었는지(있으면 합의대로 — 증명은 주장하는 쪽)
- 이자 기산일: 이자 있는 소비대차는 돈을 받은 때부터 이자 계산(민법 제600조)
- 변제기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 — 약정이율과 법정이율 중 높은 쪽
- 비용은 확정결정을 받은 것만
- 개인 간 대여면 이자제한법 상한(계약일 기준)
- 빚이 여러 개면 어느 빚에 먼저 들어가는지도 따져야 함 — 여러 빚 법정충당 4단계
- 민법 제479조·제397조·제379조·제600조. 법률 제21454호(2026. 3. 17.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 이자제한법 제2조·제7조. 법률 제20714호(2025. 7. 22.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 이자제한법 제2조제1항의 최고이자율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31593호, 2021. 7. 7. 시행). law.go.kr
- 대법원 1981. 5. 26. 선고 80다3009 판결. law.go.kr
-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다204787 판결. law.go.kr
-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재다818 판결. law.go.kr
-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83776 판결. law.go.kr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85342 판결. 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