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여러 개면 갚은 돈은 어디로? 법정변제충당 4단계(이행기·변제이익·이행기 순·비례)
같은 사람에게 두 번 이상 돈을 빌렸다면 빚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입니다. 대법원은 채무가 1개인지 여러 개인지는 「보통 발생 원인에 따라 이를 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99다22281). 그 상태에서 일부만 갚으면 어느 빚의 무엇에 들어가는지가 문제입니다.
먼저 — 지정이 있으면 지정대로
민법 제476조 제1항은 변제자가 「그 당시 어느 채무를 지정하여 그 변제에 충당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갚는 사람이 “이 돈은 A 빚”이라고 정하면 그게 먼저입니다. 갚는 사람이 정하지 않으면 받는 사람이 정할 수 있지만, 「변제자가 그 충당에 대하여 즉시 이의를 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476조 제2항). 대법원은 변제충당 규정이 임의규정이라 약정이 먼저, 그다음 지정, 그다음 법정충당이라고 정리했고, 「민법 제477조의 법정변제충당의 순서는 채무자의 변제제공 당시를 기준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2014다71712).
다만 지정은 빚과 빚 사이의 문제입니다. 한 빚 안에서 비용·이자·원본의 순서는 지정으로 못 바꿉니다 — 비용→이자→원금 해설.
범주 우선 — 모든 빚의 이자가 어느 빚의 원금보다 먼저
제479조 제1항은 「1개 또는 수개의 채무」의 비용·이자를 말합니다. 그래서 빚이 여러 개여도 먼저 모든 빚의 비용, 그다음 모든 빚의 이자, 마지막에 원본입니다. 대법원 2000다51339 판결은 법정충당이 「이자 혹은 지연손해금과 원본 간에는 이자 혹은 지연손해금과 원본의 순으로 이루어지고」, 원본끼리는 이행기와 「이율의 고저와 같은 변제이익의 다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나」, 차등이 없으면 「각 원본 채무액에 비례하여 안분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 예시 1 | A 빚 | B 빚 |
|---|---|---|
| 이행기 | 2025-06-30(도래) | 2026-06-30(미도래) |
| 이율 | 연 5% | 연 15% |
| 쌓인 이자 | 50만 원 | 30만 원 |
| 원본 | 1천만 원 | 1천만 원 |
100만 원을 갚으면 A 이자 50만 원 → B 이자 30만 원 → A 원본 20만 원 순서입니다. B는 아직 이행기가 오지 않았지만 이자 범주가 원본 범주보다 먼저라서, B의 이자가 A의 원금보다 먼저 들어갑니다. 같은 범주 안에서 A가 먼저인 것은 아래 1단계(이행기 도래) 때문입니다. 비용·이자 범주 안의 순서도 제477조로 정하는 것은 제479조 제2항 「제477조의 규정을 준용한다」에 따른 계산기의 가정입니다.
제477조 4단계
「1. 채무중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과 도래하지 아니한 것이 있으면 이행기가 도래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2. 채무전부의 이행기가 도래하였거나 도래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무자에게 변제이익이 많은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3. 채무자에게 변제이익이 같으면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 채무나 먼저 도래할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4. 전2호의 사항이 같은 때에는 그 채무액에 비례하여 각 채무의 변제에 충당한다.」
1단계 — 이행기가 온 빚. 미뤄 준 빚은 아직 안 온 빚
대법원 99다22281 판결은 「변제의 유예가 있는 채무에 대하여는 유예기까지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것과 같게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예시 2 — A(연 15%, 이행기 2025-05-31인데 2026-03-31까지 유예)와 B(연 5%, 이행기 2025-08-31), 원본 각 500만 원. 2025-10-01에 300만 원을 갚으면 B 원본에 300만 원 전부가 들어갑니다. A가 이율이 더 높고 원래 이행기도 빨랐지만, 유예 때문에 미도래로 봅니다.
2단계 — 채무자에게 변제이익이 많은 빚
- 변제자 기준: 「법정변제충당을 위한 변제이익은 변제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99다22281).
- 내 빚 > 남의 빚 보증: 「변제자가 타인의 채무에 대한 보증인으로서 부담하는 보증채무(연대보증채무도 포함)는 변제자 자신의 채무에 비하여, 연대채무는 단순채무에 비하여, 각각 변제자에게 그 변제의 이익이 적다.」(98다55543)
- 내가 주채무자면 보증인 유무는 무관: 「보증인이 있는 채무와 보증인이 없는 채무 사이에 변제이익의 점에서 차이가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99다26481).
- 이율이 높은 빚: 위 2000다51339의 「이율의 고저」. 무이자 빚은 이자 있는 빚보다 뒤입니다.
- 남은 시효가 긴 빚 — 기준 아님: 대법원 2025다215255 판결은 「소멸시효가 나중에 완성되는 채무가 먼저 완성되는 채무보다 변제이익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예시 3 — A(내 빚, 연 5%, 이행기 2025-06-30)와 B(친구 빚 연대보증, 연 15%, 이행기 2025-03-31), 원본 각 500만 원. 300만 원은 A 원본에 전부 들어갑니다. B가 이율이 높고 먼저 도래했어도 보증채무라 변제이익이 적습니다.
주의: 판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변제이익을 판단합니다. 계산기는 “지위(내 빚·연대·보증) → 이율” 순으로 비교하는데, 둘 중 무엇을 먼저 볼지 정한 판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순위를 직접 매기는 기능을 따로 두었습니다.
3단계 — 이행기가 먼저 온 빚
지위·이율이 같으면 이행기가 빠른 빚이 먼저입니다. A(연 6%, 이행기 8월 31일)와 B(연 6%, 이행기 5월 31일), 원본 각 400만 원에 500만 원을 갚으면 B 400만 원 → A 100만 원입니다.
4단계 — 모두 같으면 금액 비례
예시 4 — 조건이 모두 같은 A 300만 원, B 700만 원에 1,000,001원을 갚으면 A 300,000.3원, B 700,000.7원이 됩니다. 계산기는 원 미만을 버리고 남은 1원을 나머지가 큰 B에 주어 A 300,000원, B 700,001원으로 나눕니다(원 단위 배분 방식은 계산기의 가정).
경매 배당금은 지정도 합의도 안 된다
담보권 실행 경매 배당금이 모든 빚을 갚기에 부족하면 「민법 제476조에 의한 지정변제충당은 허용될 수 없고,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변제충당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하여 그 합의에 따른 변제충당도 허용될 수 없으며」 법정충당만 됩니다(2000다51339).
지정 없이 일부 갚으면 모든 빚의 시효가 중단될 수 있다
대법원 2025다215255 판결은 채무자가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일부를 갚은 때에는 「그 변제는 모든 채무에 대한 승인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효력을 가진다」고 했습니다. 오래된 빚이 함께 있다면 갚을 때 어느 빚인지 정할지 미리 생각해 두세요.
- 민법 제476조·제477조·제479조. 법률 제21454호(2026. 3. 17.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51339 판결. law.go.kr
-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다71712 판결. law.go.kr
- 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다22281, 22298 판결. law.go.kr
-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55543 판결. law.go.kr
- 대법원 1999. 8. 24. 선고 99다26481 판결. law.go.kr
-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5255 판결. 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