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갚는 순서, 애벌런치 vs 스노우볼 — 같은 돈을 넣어도 총이자가 33만원 갈리는 경우와 0원인 경우
아래 숫자는 모두 매달 같은 예산을 쓴다는 전제에서 나온 값입니다. 예산 = 첫 달 최소상환액 합계 + 월 추가상환액이고, 다 갚은 대출의 상환액은 다음 순위 대출로 넘깁니다(롤오버). 월 이자는 “잔액 × 연이율 ÷ 12”(원 미만 절사)로 계산했습니다. 실제 은행 이자는 일할 계산·납입일 때문에 조금씩 다릅니다. 금리는 끝까지 같다고 가정했습니다.
대출이 여러 개면 남는 돈을 어디에 먼저 넣을지 정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둘입니다. 금리가 가장 높은 대출부터 갚는 애벌런치, 잔액이 가장 작은 대출부터 갚는 스노우볼. 두 방법의 총이자 차이는 대출 구성에 따라 336,851원이 되기도 하고 0원이 되기도 합니다.
① 비교의 전제 — 예산이 같아야 공정하다
순서를 비교하려면 두 방법이 매달 같은 돈을 써야 합니다. 한쪽이 더 많이 갚으면 당연히 그쪽 이자가 줄어서, 순서의 효과가 아니라 예산의 효과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판정기는 첫 달 최소상환액 합계에 추가상환액을 더한 금액을 월 예산으로 고정합니다. 매달 각 대출의 약정 상환액을 내고, 남은 돈을 우선순위 1번 대출에 넣습니다. 1번을 다 갚으면 그 대출에 내던 돈까지 2번으로 넘어갑니다. 스노우볼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굴러가며 커지는 눈덩이처럼 다음 대출에 넣는 돈이 불어납니다.
원리금균등 대출의 월 약정 상환액은 연금현가 공식 PMT = B·i ÷ (1 − (1+i)−n)(i = 연이율 ÷ 12)으로 구합니다. 엑셀 PMT 함수와 같은 식입니다.
② 차이가 큰 경우 — 작은 빚이 싼 빚일 때
대출 두 개가 있다고 해 봅시다. 300만 원·연 4%·36개월 원리금균등과 2,000만 원·연 12%·60개월 원리금균등입니다. 매달 30만 원을 더 갚습니다(수수료·소득공제 없음). 월 예산은 833,461원입니다.
| 항목 | 애벌런치(12% 먼저) | 스노우볼(300만원 먼저) |
|---|---|---|
| 총이자 | 3,591,966원 | 3,928,817원 |
| 전부 갚는 데 걸린 기간 | 32개월 | 33개월 |
| 첫 대출 완납 | 32개월 | 8개월 |
스노우볼이 총이자를 336,851원 더 냅니다. 대신 첫 대출을 8개월 만에 끝냅니다. 애벌런치는 12% 대출에 돈을 몰다 보니 4% 대출이 약정대로 줄어들어, 32개월째에 두 대출이 함께 끝납니다. 이 예시에서는 순서 2개를 전부 비교한 최적도 애벌런치와 같았습니다.
③ 차이가 0원인 경우 — 가장 작은 빚이 가장 비싼 빚일 때
이번에는 카드론 300만 원·15%·24개월, 자동차 할부 1,000만 원·8%·48개월, 신용대출 2,000만 원·6%·60개월(모두 원리금균등)에 매달 30만 원을 더 갚는 경우입니다.
| 항목 | 애벌런치 | 스노우볼 | 순서 전략 중 최적 |
|---|---|---|---|
| 순서 | 카드론 → 자동차 → 신용 | 카드론 → 자동차 → 신용 | 카드론 → 자동차 → 신용 |
| 총이자 | 3,266,390원 | 3,266,390원 | 3,266,390원 |
| 완납 | 34개월 | 34개월 | 34개월 |
잔액이 작은 순서와 금리가 높은 순서가 똑같으니 두 방법은 같은 계산입니다. 대출 구성이 이렇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④ 차이가 작은 경우 — 금리가 비슷할 때
판정기의 “주택 보유자 예시”(카드론 800만 원 9.9%, 신용대출 1,500만 원 6.5%, 자동차 할부 1,500만 원 3.9%, 주담대 2억 4,000만 원 4.2%, 월 추가상환 50만 원)에서 소득공제를 빼고 계산하면, 스노우볼이 애벌런치보다 17,097원 더 냅니다. 두 방법은 자동차 할부(3.9%)와 주담대(4.2%) 중 무엇을 먼저 갚느냐만 다르고, 그 금리 차이가 0.3%p라서 차이가 작습니다. 12년 넘게 갚는 동안 1만 7천 원입니다. 그런데 같은 예시에 주담대 이자 소득공제를 넣으면 오히려 스노우볼 순서가 10,704원 덜 듭니다(현재 월 11월 기준, 다른 달로 넣어도 10,704~10,812원). 이유는 실효금리 글에서 설명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 검산 케이스들에서는 수수료·공제가 없고 예산이 같으면 금리 높은 순서가 순서 전략 중 최소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수학적 일반 명제가 아닙니다. 중도상환수수료나 소득공제가 끼면 순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내 대출로 직접 계산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⑤ 행동 연구가 말하는 것 — 그리고 말하지 않는 것
사람들이 스노우볼을 고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Amar 외(2011)는 여러 빚을 갚는 게임을 실험으로 만들었습니다. 네 번의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큰 빚의 금리가 더 높은데도 작은 빚부터 갚는 경향을 꾸준히 보였고, 저자들은 이를 「debt account aversion」이라고 불렀습니다. 같은 초록은 작은 빚을 완전히 갚지 못하게 막거나 각 빚에 쌓인 이자에 주의를 돌리게 하면 전체 빚을 더 빨리 줄였다고도 보고합니다.
Gal & McShane(2012)은 채무조정 회사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닫은 계좌의 비율은 닫은 계좌의 금액과 상관없이 채무를 모두 해소할지를 예측했습니다. 반면 닫은 계좌의 금액은 닫은 계좌 비율을 통제하면 예측력이 없었습니다. 저자들은 작은 하위 과제를 끝내는 경험이 목표를 계속 추구하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다만 두 연구 모두 스노우볼이 총비용을 줄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연구가 보여 주는 것은 동기와 행동 쪽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판정기는 총비용을 숫자로 보여 주고, 차이가 작다면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순서를 고르라는 안내만 붙입니다. 상환 집중도와 동기를 다룬 Kettle 외(2016)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 결론을 인용하지 않습니다.
- Microsoft Support. PMT 함수(Excel). 원문
- Amar M, Ariely D, Ayal S, Cryder CE, Rick SI. Winning the Battle but Losing the War: The Psychology of Debt Management.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011;48(SPL):S38–S50. doi:10.1509/jmkr.48.SPL.S38
- Gal D, McShane BB. Can Small Victories Help Win the War? Evidence from Consumer Debt Management.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2012;49(4):487–501. doi:10.1509/jmr.11.0272
- Kettle KL, Trudel R, Blanchard SJ, Häubl G. Repayment Concentration and Consumer Motivation to Get Out of Debt.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2016;43(3):460–477. doi:10.1093/jcr/ucw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