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하면 EPS 가 오를까? — '매입' 때 오르고 '소각' 때는 그대로인 이유 (계산 예시)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EPS 가 오른다"는 말은 반만 맞습니다. 회계기준상 EPS 분모는 유통보통주식수이고, 자기주식은 사는 순간 이미 분모에서 빠집니다. 그래서 EPS 가 바뀌는 시점은 매입이고, 보유하던 자사주를 나중에 소각하는 날에는 EPS 가 그대로입니다.
EPS 분모 규칙 — 자기주식은 취득 시점부터 제외
기본주당이익은 지배기업 보통주에 귀속되는 당기순손익을 그 기간 가중평균유통보통주식수로 나눈 값입니다(K-IFRS 1033 문단 10·19). 문단 20은 가중평균유통보통주식수를 "기초의 유통보통주식수에 회계기간 중 취득된 자기주식수 또는 신규 발행된 보통주식수를 각각의 유통기간에 따른 가중치를 고려하여 조정"한 수로 정의합니다.
즉 분모에서 자기주식을 빼는 기준은 "소각했느냐"가 아니라 "회사가 갖고 있느냐"입니다. 자기주식은 의결권도 배당권도 없으니(상법 §369②·§341의3①) 유통주식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회계상으로도 자기주식은 자본에서 차감하고, 사거나 소각할 때 손익을 인식하지 않습니다(K-IFRS 1032 문단 33). 소각은 자본 항목끼리 금액을 옮기는 일이라 자본총계도 바뀌지 않습니다.
기준서 적용사례 2 재현 — 2,146주
K-IFRS 1033 적용사례 2는 기초 유통주식 1,700주인 회사가 5월 31일 800주를 유상증자하고, 12월 1일 자기주식 250주를 현금으로 산 경우입니다.
| 일자 | 사건 | 발행주식 | 자기주식 | 유통주식 |
|---|---|---|---|---|
| 1월 1일 | 기초 | 2,000 | 300 | 1,700 |
| 5월 31일 | 유상증자 | 2,800 | 300 | 2,500 |
| 12월 1일 | 자기주식 현금매입 | 2,800 | 550 | 2,250 |
(1,700 × 5/12) + (2,500 × 6/12) + (2,250 × 1/12) = 2,146주
또는 1,700 + 800 × 7/12 − 250 × 1/12 = 2,146주
12월 1일에 산 250주는 1개월분(1/12)만 분모에서 빠집니다. 같은 250주를 다음 해에 소각해도 분모는 그대로 2,250주입니다. 이미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매입 효과 계산 — EPS 5,000원 → 5,201.58원
가상의 회사로 계산해 봅니다. 발행주식 1,000만 주 중 자기주식이 50만 주라 유통주식은 950만 주입니다. 주가 5만 원, 지배주주 순이익 475억 원(EPS 5,000원, PER 10배)인 회사가 237.5억 원어치(유통 시가총액의 5%)를 5만 원에 삽니다.
| 항목 | 계산 | 값 |
|---|---|---|
| 매입 주식 수 | 237.5억 ÷ 50,000 | 475,000주 |
| 매입 후 유통주식 | 9,500,000 − 475,000 | 9,025,000주 |
| 잃는 이자(세후) | 237.5억 × 3% × (1 − 22%) | 5.56억 원 |
| 매입 후 순이익 | 475억 − 5.56억 | 469.44억 원 |
| 매입 후 EPS | 469.44억 ÷ 9,025,000 | 5,201.58원 (+4.03%) |
주식 수는 5% 줄었지만 EPS 는 5.26%가 아니라 4.03% 오릅니다. 회사가 매입에 쓴 현금은 원래 이자(세전 3%, 실효세율 22%라고 가정)를 벌고 있었고, 그 이자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빚을 내 사는 경우도 같은 식에 차입 금리를 넣으면 됩니다. 세전 수익률과 실효세율은 회사마다 다르므로 사업보고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매입이 EPS 를 떨어뜨리는 경우 — 손익분기 PER = 1 ÷ 세후 기회비용률
식을 정리하면 매입 후 EPS 가 오를 조건은 하나입니다.
손익분기 매입가 = EPS ÷ ra = 5,000 ÷ 2.34% = 213,675원 · 손익분기 PER = 1 ÷ 2.34% = 42.74배
주식의 이익수익률(PER의 역수)이 현금의 세후 수익률보다 높으면 EPS 가 오르고, 낮으면 떨어집니다. 같은 회사 주가가 25만 원(PER 50배)일 때 같은 비율(유통 시총의 5%, 1,187.5억 원)을 사면 EPS 는 5,000원에서 4,955.26원(−0.89%)으로 떨어집니다. 주식 수가 줄어든 효과보다 잃은 이자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매입가가 손익분기 매입가와 정확히 같으면 EPS 는 변하지 않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ra 가 커지고 손익분기 PER 은 낮아집니다. 고PER 성장주라면 자사주 매입이 EPS 를 늘린다고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직접 계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는 날 — EPS 는 그대로
같은 회사가 이미 갖고 있던 자기주식 50만 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해 봅니다. 발행주식은 1,000만 주에서 950만 주로 줄지만, 유통주식은 소각 전에도 후에도 950만 주입니다. 그래서 EPS 5,000원, BPS 60,000원은 그대로입니다.
그렇다고 소각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바뀌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 잠재 희석이 사라집니다. 회사가 갖고 있는 자기주식은 언제든 처분돼 다시 시장에 풀릴 수 있습니다. 소각하면 그 가능성이 없어집니다. 50만 주가 전부 처분됐다면 1,000주 보유자의 의결권 지분율은 0.0105%에서 0.0100%로 떨어졌을 것입니다.
- 발행주식총수를 분모로 쓰는 지분율이 오릅니다. 같은 1,000주라도 발행주식총수 기준 지분율은 0.0100%에서 0.0105%가 됩니다. 세법상 대주주 지분율처럼 자기주식을 분모에 넣는 판정에서는 소각만으로 지분율이 오를 수 있습니다.
2026년 3월 6일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취득일부터 1년 안에 소각해야 하고, 취득 사유와 관계없이 이사회 결의로 소각할 수 있습니다(상법 §341의4①·§343①단서). 그래서 앞으로는 "매입 공시 → 1년 내 소각 공시"가 한 묶음이 됩니다. 이때 EPS 효과는 매입 공시를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자세한 기한과 예외는 자사주 의무 소각 총정리에 정리했습니다.
그해 사업보고서 EPS — 가중평균으로 일부만 반영
앞의 5,201.58원은 매입 효과가 1년 내내 반영된 연환산 값입니다. 실제 그해 사업보고서의 EPS 는 문단 20에 따라 유통일수로 가중평균합니다. 12월 결산 회사가 7월 1일에 475,000주를 샀다면 연말까지 184일(취득일 포함) 동안만 분모에서 빠집니다.
그해 EPS ≈ (475억 − 5.56억 × 184/365) ÷ 9,260,548 = 약 5,099원(+1.98%) — 나머지 효과는 다음 해에 반영
기준서는 "가중평균에 대한 합리적 근사치도 사용될 수 있다"고 하므로, 회사에 따라 월할로 계산하거나 취득일 당일을 다르게 셀 수 있습니다. 실제 값은 사업보고서 주석의 주당이익 산정 내역을 확인하세요.
정리
- EPS 분모는 유통주식이고, 자기주식은 취득 시점부터 빠집니다(K-IFRS 1033 문단 20).
- EPS 가 오르는 때는 매입입니다. 매입가가 EPS ÷ 세후 기회비용률보다 비싸면 오히려 떨어집니다.
- 보유 자사주 소각은 EPS·BPS 를 바꾸지 않습니다. 대신 재유통 가능성을 없애고 발행주식 기준 지분율을 올립니다.
- 매입이 주가와 BPS 에 주는 영향, 배당과의 세금 차이는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올릴까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