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부대비용 총정리 — 인지세·국민주택채권·근저당 말소비, 누가 내나
대출을 갈아탈 때 드는 돈은 중도상환수수료만이 아닙니다. 인지세, 국민주택채권 매입비, 근저당권 말소·설정 비용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이 중 상당수는 고객이 아니라 은행이 냅니다. 어떤 항목을 내가 내고 어떤 항목은 안 내도 되는지, 그리고 같은 은행에서 조건만 바꾸면 인지세가 0원이 되는 이유를 조문 단위로 정리했습니다.
1. 인지세 — 5천만원 이하는 아예 안 낸다
대출약정서(금전소비대차에 관한 증서)는 인지세 과세문서입니다. 「인지세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보험 기관과의 금전소비대차에 관한 증서"를 과세문서로 정하고, 세액은 같은 항 제1호에 규정된 세액을 그대로 씁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조문을 더 봐야 합니다. 제6조(비과세문서) 제8호가 "금전소비대차에 관한 증서로서 기재금액이 5천만원 이하인 것"을 비과세로 규정하고 있어서, 제1호 세액표의 하위 두 구간(1천만~3천만원 2만원, 3천만~5천만원 4만원)은 대출에는 적용될 일이 없습니다. 실제 대출 인지세는 아래 네 줄이 전부입니다.
| 기재금액 (= 대출약정서에 적힌 대출금액) | 인지세 | 본인 부담(50% 관행) |
|---|---|---|
| 5,000만원 이하 | 0원 (제6조 제8호 비과세) | 0원 |
| 5,000만원 초과 ~ 1억원 이하 | 70,000원 | 35,000원 |
| 1억원 초과 ~ 10억원 이하 | 150,000원 | 75,000원 |
| 10억원 초과 | 350,000원 | 175,000원 |
① 기재금액은 대출금액이지 채권최고액이 아닙니다. 2억원을 빌리면서 근저당 채권최고액을 120%인 2억 4천만원으로 설정해도, 인지세 기준은 2억원입니다. 어느 쪽이든 같은 구간(1억 초과 10억 이하)이라 결과가 같은 경우가 많지만, 9천만원을 빌리며 채권최고액을 1억 800만원으로 잡는 경우처럼 구간이 갈리는 지점에서는 7만원과 15만원으로 갈립니다.
② 구간은 "초과 ~ 이하"입니다. 정확히 5,000만원이면 0원이고 5,000만원+1원부터 7만원, 정확히 1억원이면 7만원이고 1억원+1원부터 15만원입니다. 대출금액을 구간 경계에 딱 맞추면 세금이 한 칸 내려갑니다.
2. 같은 은행에서 조건만 바꾸면 인지세가 0원인 이유
법 제3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금전소비대차에 관한 증서에는, ① 대출금액의 변경이 없는 경우 또는 ②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여 대출금액을 변경하는 경우로서 계약당사자의 변경 없이 이율·상환기간 및 담보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증서는 포함되지 않으며, 대출의 최장기한이 경과하여 변경하는 증서의 경우에도 또한 같습니다.
이 조문 하나가 갈아타기 판단을 바꿉니다. 같은 은행에서 이율·상환기간·담보만 바꾸는 조건변경은 새 증서가 아니라서 인지세가 붙지 않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도 여기 해당합니다. 반면 타행 대환은 계약당사자(대주)가 바뀌는 새 약정이라 과세됩니다.
2023년 7월 개정으로 "금액의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완화되어, 일부 상환으로 대출금액이 줄어든 경우도 명시적으로 비과세 범위에 들어왔습니다. 다만 이 개정은 완화만 한 것이 아닙니다. 개정 전 조문은 변경 가능한 항목을 "이율, 상환기간 및 상환방법 등의 조건"으로 폭넓게 적었는데, 개정 후에는 "이율, 상환기간 및 담보에 관한 사항"으로 바뀌어 열거에서 "상환방법"이 빠지고 대신 "담보"가 들어왔습니다. 즉 원리금균등 → 원금균등처럼 상환방식까지 바꾸는 조건변경 증서는 조문상 제외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4조가 제외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계약당사자의 변경 없이 이율·상환기간·담보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증서이므로, "조건변경"과 "재약정"은 구분해야 하고 상환방식 변경을 함께 요구할 때는 인지세 발생 여부를 은행에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부대비용 부담 주체 — 대부분은 은행이 낸다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 여신관련 표준약관을 개정하기 전에는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사실상 고객이 다 냈습니다. 개정 이후 항목별 부담 주체가 아래처럼 정리됐고, 개정 표준약관 사용권장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판결이 서울고등법원 2011. 4. 6. 선고 2010누35571 판결입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8두23184 판결로 파기환송된 사건의 환송 후 원심). 이 판결은 인지세와 담보권설정비용의 부담주체를 은행과 고객이 '합의하여' 정하도록 했던 개정 전 표준약관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조항으로 봤습니다.
| 항목 | 부담 주체 | 내 지갑에서 나가나 |
|---|---|---|
| 등록면허세 · 지방교육세 (근저당권 설정등기) | 은행 | 아니오 |
| 등기신청수수료 | 은행 | 아니오 |
| 법무사 수수료 (설정등기) | 은행 | 아니오 |
| 근저당물건 조사 · 감정평가 수수료 | 은행 | 아니오 |
| 국민주택채권 매입비 | 채무자 · 설정자 | 예 |
| 인지세 | 은행 · 고객 각 50% | 예 (절반) |
| 근저당권 말소(감액)등기 비용 | 고객 (설정자) | 예 |
| 부담주체가 불분명한 비용 | 각 50% | 예 (절반) |
그래서 손익분기 계산에 넣어야 할 "본인부담 부대비용"은 국민주택채권 실부담 + 인지세 절반 + 근저당 말소비 + 기타입니다. 은행 부담 항목까지 더하면 전환비용이 과대 계상되어 손익분기가 실제보다 늦게 나옵니다.
참고로 인지세 50:50은 법정 비율이 아니라 표준약관·은행 안내 기준의 관행입니다. 계산기에서 이 비율을 고정하지 않고 입력값으로 둔 이유입니다.
4. 국민주택채권 — 왜 미리 확정할 수 없나
담보대출로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야 합니다. 매입 기준은 설정금액과 지역별 구간으로 정해지지만, 대부분은 채권을 보유하지 않고 즉시 되팝니다. 그래서 실제 부담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실부담 = 매입액 × 즉시매도 할인율
할인율은 채권 시세에 따라 매일 바뀌고 대출 실행일에 확정됩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받은 견적과 실제 청구액이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계산기가 이 금액을 "자동 계산"해 준다면 그 숫자는 특정 시점의 할인율을 박아둔 값일 뿐입니다. 정확한 금액은 거래 은행의 부대비용 안내에서 견적을 받아 넣는 것이 맞습니다.
5. 근저당 말소비 — 갈아타기에만 생기는 비용
타행으로 갈아타면 기존 은행의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새 은행이 다시 설정합니다. 설정 비용은 새 은행이 부담하지만 말소 비용은 고객 몫입니다. 법무사 수수료와 등록면허세 등으로 건당 수만 원에서 십수만 원 수준이며 물건 수·지역·법무사에 따라 다릅니다.
반대로 같은 은행에서 조건변경을 하면 근저당권을 그대로 두므로 말소·설정이 아예 없고, 앞서 본 대로 인지세도 붙지 않습니다. 이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갈아타기 vs 금리인하요구권에서 숫자로 비교했습니다.
6. 부대비용이 이미 수수료에 반영돼 있다는 점
금융위원회는 2024년 7월 10일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제14조 제6항 제9호를 개정해(2025.1.13. 시행), 중도상환수수료를 ①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 ②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 등 실비용 범위 안에서만 부과하도록 했습니다(보도자료가 든 실비용 예시는 인지세·감정평가비·법무사수수료·모집수수료비용). 그 밖의 항목을 얹으면 불공정영업행위입니다.
즉 부대비용의 상당 부분은 이미 수수료에 녹아 있고, 손익분기 계산에서 따로 더하는 것은 고객이 별도로 지출하는 항목뿐입니다. 이 개정이 2025년 요율 인하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 자세한 요율 변화는 중도상환수수료 계산과 중도상환 실익을 보세요.
7. 정리 — 2억원 타행 대환 예시
| 항목 | 금액 | 비고 |
|---|---|---|
| 인지세 (총액) | 150,000원 | 기재금액 2억원 → 1억 초과 10억 이하 |
| 인지세 본인부담 | 75,000원 | 분담비율 50% |
| 국민주택채권 실부담 | 실행일 확정 | 은행 견적 필요 |
| 근저당권 말소비 | 건별 상이 | 법무사·지역별 |
| 등록면허세·법무사·감정평가 | 0원 | 은행 부담 |
같은 조건이라도 같은 은행 조건변경이면 인지세 0원, 말소비 0원입니다. 전환비용이 통째로 사라지므로 손익분기 계산 자체가 필요 없어집니다.
- 「인지세법」 제3조(과세문서 및 세액) 제1항 제1호·제2호, 제6조(비과세문서) 제8호.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인지세법 시행규칙」 제4조(금전소비대차에 관한 증서의 범위) — 제4조 전문개정 2023.3.20. 기획재정부령 제981호(시행 2023.7.1.), 현행 시행규칙(시행 2026.1.2.)에서도 문언 동일. 개정 전 문언은 "계약당사자와 금액의 변경 없이 이율, 상환기간 및 상환방법 등의 조건을 변경하는 증서는 포함되지 아니한다"로, 개정으로 열거에서 "상환방법"이 빠지고 "담보에 관한 사항"이 들어왔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공정거래위원회 은행 여신관련 표준약관 개정(2008) — 근저당권 설정비용 부담주체 정리. KDI 경제정보센터 정책자료. 원문
- 서울고등법원 2011. 4. 6. 선고 2010누35571 판결 「표준약관개정의결취소」 — 개정 전 표준약관은 불공정 약관조항이므로 공정위의 개정 표준약관 사용권장처분은 적법. 환송판결은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8두2318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중도상환수수료 제도개선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 개정안 금융위원회 의결 (‘24.7.10일)」(2024-07-10). 원문
-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1월 13일(월) 신규 대출부터 중도상환수수료율이 인하됩니다」(2025-01-09) — 개정 감독규정의 시행일(2025.1.13.)과 기존 계약 미소급. 원문
- KB국민은행. 「대출관련 수수료 — 중도상환수수료」 공시(2026.1.1. 적용판). 원문
-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대출수수료 비교공시.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