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이 유리한 경우, 포기가 나은 경우 — 숨은 빚·처분행위·보험금·상속세까지
"빚이 많으면 포기, 애매하면 한정승인"이라는 말은 대체로 맞습니다. 다만 그 "애매함"을 숫자로 나누는 기준은 확인된 채무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채무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이미 한 행동 때문에 선택지가 사라졌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확인 — 이미 단순승인이 된 건 아닌가 (법정단순승인)
다음에 해당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포기·한정승인을 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026조).
- 1호 처분행위 — 고인 예금 인출, 차량 매도, 채권 추심, 부동산 명의이전 등. 합리적 범위의 장례비는 상속비용으로 봅니다(대법원 2003다30968). 다만 "장례비로 예금을 인출한 것은 처분행위가 아니다"는 하급심 법리이며 대법원이 이 점을 직접 판단한 적은 없으니 영수증을 남겨 두세요.
- 2호 기간 경과 — 3개월 안에 아무 신고도 하지 않음. 계산은 상속포기 3개월 기한 계산법 참고.
- 3호 신고 후 은닉·부정소비·고의 누락 — 한정승인·포기 뒤에 재산을 숨기거나 목록에서 고의로 빼는 것. 고의 누락은 채권자를 해칠 의사로 숨긴 경우를 말합니다(2003다30968).
주의할 점: 포기 신고를 했어도 가정법원의 수리 심판이 고지되기 전에 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이 됩니다(대법원 2016.12.29. 2013다73520). 이미 간주된 경우에는 채무초과를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면 특별한정승인(§1019③)만 남습니다. 포기는 구제 수단이 없습니다.
숫자로 판정하기 — 최선과 최악
내 법정상속분을 s라 하면, 상속재산 A·확인 채무 D·숨은 채무 추정 최대치 H는 모두 s만큼 내게 옵니다(금전채무는 법정상속분대로 당연분할, 대법원 97다8809).
- 최선 = (A − D) × s, 최악 = (A − D − H) × s
- 단순승인: 최악 ~ 최선 (음수면 내 재산으로 갚아야 할 금액)
- 한정승인: max(0, 최악) − 절차비용 ~ max(0, 최선) − 절차비용
- 상속포기: 0
| 상황 | 추천 | 이유 |
|---|---|---|
| 최악 ≥ 0 (숨은 빚까지 잡아도 남음) | 단순승인 | 한정승인과 차이는 절차비용·청산 절차뿐 |
| 최선 ≤ 0 (확인 채무만으로 채무초과) | 상속포기 | 결과는 한정승인과 같이 0, 절차가 간단. 단 전이를 막으려면 1명 한정승인 |
| 최선 > 0 > 최악 (불확실) | 한정승인 | 남으면 갖고, 모자라면 상속재산 한도에서만 책임 |
- 단순승인: −2,000만 ~ +1,000만 → 최악이면 내 재산 2,000만 원이 나갑니다.
- 한정승인(절차비용 0 가정): 0 ~ +1,000만 → 손실 없이 남는 몫만 가져갑니다.
- 포기: 0.
이 경우 한정승인의 손익분기 절차비용은 1,000만 원입니다. 법무사 보수·공고비 등이 그보다 적으면 포기보다 한정승인이 낫고, 단순승인에 비해서는 최악 시 2,000만 원 손실을 막아 줍니다. 숫자는 예시이며 실제 절차비용은 견적을 받아 넣어야 합니다.
한정승인의 숨은 비용 — 청산 절차와 양도소득세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안에 상속채권자·수증자에게 채권을 신고하라는 공고를 하고(신고기간 2개월 이상, §1032①), 기간이 끝나면 채권액 비율로 나눠 갚아야 합니다(§1034). 재산을 팔아야 하면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로 매각하고(§1037), 순서를 어겨 부당하게 변제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1038).
특히 상속부동산이 경매되면 양도소득세의 납세의무자는 한정승인자입니다(대법원 2012.9.13. 2010두13630). 매각대금은 채권자에게 가는데 세금은 내게 나올 수 있다는 뜻이므로, 부동산이 있다면 세무 상담을 먼저 받으세요. 계산기는 이 세금을 계산하지 않습니다.
포기해도 받는 돈 — 상속인 수익자 보험금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에서 상속인을 수익자로 지정한 생명·상해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입니다(대법원 2004.7.9. 2003다29463). 그래서 상속을 포기해도 받을 수 있고, 상속채권자가 가져갈 수도 없습니다. 반면 피상속인 본인이 수익자였던 보험금은 상속재산이므로 포기하면 받지 못합니다.
포기해도 남는 것 — 상속세
민법상 포기하면 상속인이 아니게 되지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상속인」에 포함합니다(상증법 제2조 4호). 그래서
- 상속개시 전 10년 안에 받은 증여는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고(§13①1), 받은 재산 비율로 납부의무를 집니다(§3의2).
- 피상속인이 보험료를 낸 사망보험금은 민법상 고유재산이어도 상속세에서는 간주상속재산입니다(§8).
- 선순위가 포기해 다음 순위가 받은 재산은 상속공제 한도에서 빠집니다(§24 2호).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많아도 사전증여나 보험금 때문에 상속세 신고를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공제액·기준금액은 개정될 수 있으니 계산기에 현행 값을 직접 넣어 확인하세요.
내 채권자 문제 — 포기는 사해행위가 아니다
상속인 본인이 빚이 있어 상속을 포기하면 내 채권자가 "재산을 일부러 줄였다"며 다툴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법원에 신고한 상속포기는 사해행위취소 대상이 아니다라고 봤습니다(대법원 2011.6.9. 2011다29307). 반면 채무초과 상태에서 포기 신고 없이 상속재산 분할협의로 내 몫을 넘기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되어 취소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4.5.30. 2024다208315).
포기하면 내 몫이 누구에게 넘어가는지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차이 — 빚은 누구에게 넘어가나에서 정리했습니다.
- 「민법」 제1019조·제1025조·제1026조·제1028조~제1038조·제104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제3조의2·제8조·제13조·제14조·제24조. 법률 제21219호.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포기 수리 전 처분과 법정단순승인). 원문
-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장례비·고의 누락). 원문
-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상속인 수익자 보험금은 고유재산). 원문
-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두13630 판결(한정승인 상속재산 경매와 양도소득세). 원문
- 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금전채무 법정상속분 당연분할). 원문
-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상속포기와 사해행위취소). 원문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08315 판결(상속재산 분할협의와 사해행위취소).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