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연금 1,500만원을 1원 넘기면 무슨 일이 생기나 — 종합과세 경계와 15% 분리과세 선택
연금 관련 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오해가 이것입니다. "1,500만원 넘는 부분만 종합과세되는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조문을 그대로 읽으면 1,500만원을 1원이라도 넘는 순간, 초과분이 아니라 그 연금소득 전액이 저율 분리과세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래서 이 경계는 완만한 언덕이 아니라 계단입니다.
조문이 "그 연금소득"이라고 쓴 이유
사적연금의 분리과세 여부는 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9호가 정합니다. 세 개의 목이 있는데, 순서가 중요합니다.
- 가. 퇴직소득을 연금수령하는 연금소득 (= 이연퇴직소득)
- 나. 의료목적, 천재지변이나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인출하는 연금소득
- 다. 가목·나목 외의 연금소득의 합계액이 연 1천500만원 이하인 경우 그 연금소득 (다목의 소득이 있는 거주자가 그 소득을 합산하려는 경우는 제외)
다목의 문장 구조를 보세요. "1,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이 아니라 "1,500만원 이하인 경우 그 연금소득"입니다. 즉 조건을 만족하면 전부 분리과세, 만족하지 못하면 전부 분리과세가 아님이라는 온·오프 스위치입니다. 초과분만 떼어내는 구조가 아닙니다.
판정에서 빠지는 것들 — 여기가 실전 포인트
다목이 "가목·나목 외의"라고 못 박았기 때문에, 다음 두 가지는 아무리 많이 받아도 1,500만원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 이연퇴직소득(가목) — 퇴직금을 IRP에 넣어두었다가 연금으로 받는 부분. 연 3,000만원을 받아도 1,500만원 판정과 무관합니다.
- 부득이한 사유 인출(나목) — 의료목적, 3개월 이상 요양, 천재지변 등 시행령 제20조의2의 사유로 인출한 금액.
여기에 더해 과세제외금액(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 등)도 애초에 연금소득이 아니므로 판정 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1,500만원 저울에 올라가는 것은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그 운용수익에서 나오는 연금 딱 하나입니다.
이것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퇴직금 재원이 큰 사람은 연간 총 수령액이 3,000만원이어도 판정 대상은 1,000만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총액만 보고 겁먹을 일이 아니라, 금융회사에서 재원별 잔액을 받아 확인해야 합니다.
경계의 계단 — 1원 차이로 43만 8,900원
만 65세, 공적연금(국민연금) 연 1,200만원을 함께 받고, 종합소득공제는 본인 기본공제 150만원만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판정 대상 사적연금만 바꿔가며 총부담을 계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 판정 대상 사적연금 | 저율 분리과세 | 최소 총부담 | 적용 방식 |
|---|---|---|---|
| 1,400만원 | 가능 | 1,073,600원 | 저율 분리과세 |
| 1,499만원 | 가능 | 1,128,050원 | 저율 분리과세 |
| 1,500만원 | 가능 | 1,128,600원 | 저율 분리과세 |
| 1,500만원 + 1원 | 불가 | 1,567,500원 | 종합과세 |
| 1,600만원 | 불가 | 1,716,000원 | 종합과세 |
| 2,000만원 | 불가 | 2,310,000원 | 종합과세 |
가운데 두 줄이 이 글의 전부입니다. 1원을 더 받았을 뿐인데 세부담이 438,900원 늘어납니다. 위쪽 세 줄에서 100만원씩 늘어날 때 세금이 5만원 남짓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다릅니다. 총부담에는 공적연금에 대한 종합소득세도 포함된 값입니다.
실무적 함의는 단순합니다. 경계 부근이라면 인출 시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12월에 받을 예정이던 금액을 1월로 미루는 것만으로 경계를 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넘었다면 — 두 가지 중에 고른다 (제64조의4)
1,500만원을 넘으면 그냥 종합과세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2022년 말 신설된 제64조의4가 선택권을 줍니다.
분리과세연금소득 외의 연금소득이 있는 거주자의 종합소득 결정세액은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한다.
- 종합소득 결정세액
- 가. 해당 연금소득에 100분의 15를 곱한 금액 + 나. 가목 외의 종합소득 결정세액
여기서도 15%는 소득세율이고, 개인지방소득세 10%를 더한 실효율은 16.5%입니다.
그럼 어느 쪽이 유리할까요. 다른 소득이 얼마나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렸습니다.
| 상황 (사적연금 1,600만원) | 15% 분리과세 선택 | 종합과세 | 유리한 쪽 |
|---|---|---|---|
| 다른 종합소득 없음 | 2,943,600원 | 1,716,000원 | 종합과세 |
| 다른 종합소득 5,000만원 | 10,718,400원 | 11,827,200원 | 15% 분리과세 |
| 다른 종합소득 1억원 | 25,927,000원 | 28,754,000원 | 15% 분리과세 |
직관과 맞습니다. 다른 소득이 없으면 종합과세를 해도 낮은 누진 구간(6~15%)에 머무르고 연금소득공제까지 받으므로 종합과세가 쌉니다. 반대로 다른 소득이 커서 이미 24% 이상 구간에 있다면, 연금소득을 얹는 순간 그 높은 세율을 맞으므로 15%로 끊는 편이 낫습니다.
덧붙이면, 다목 괄호("합산하려는 경우는 제외") 때문에 1,500만원 이하여도 본인이 원하면 종합과세로 합산할 수 있습니다. 위 표 첫 줄처럼 다른 소득이 거의 없는 사람은 저율 분리과세보다 종합과세가 더 쌀 수 있어서, 실제로 선택할 실익이 있습니다.
종합과세는 이렇게 계산된다
종합과세를 택하면 연금소득에는 먼저 연금소득공제(제47조의2)가 붙습니다. 총연금액 기준 4구간이고 공제액은 900만원이 한도입니다.
| 총연금액 (분리과세연금소득 제외) | 공제액 |
|---|---|
| 350만원 이하 | 총연금액 전액 |
| 350만 초과 ~ 700만원 이하 | 350만원 + 초과액의 40% |
| 700만 초과 ~ 1,400만원 이하 | 490만원 + 초과액의 20% |
| 1,400만원 초과 | 630만원 + 초과액의 10% |
앞의 예(공적연금 1,200만 + 사적연금 1,600만)로 끝까지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총연금액 = 1,200만 + 1,600만 = 2,800만원
- 연금소득공제 = 630만 + (2,800만 − 1,400만) × 10% = 770만원
- 연금소득금액 = 2,800만 − 770만 = 2,030만원
- 과세표준 = 2,030만 − 종합소득공제 150만 = 1,880만원
- 산출세액 = 84만 + (1,880만 − 1,400만) × 15% = 156만원 (제55조 제1항 기본세율)
- 개인지방소득세 포함 총부담 = 171만 6천원 — 종합과세분 개인지방소득세는 지방세법 제91조 제1항(과세표준 = 소득세 과세표준)·제92조 제1항(표준세율 = 소득세 기본세율의 10분의 1)으로 따로 계산되므로 결과적으로 산출세액의 10%가 됩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로 그 표준세율을 ±50% 범위에서 가감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중요한 것은 공적연금이 여기 함께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제12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기본세율로 원천징수된 뒤 종합과세되며,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사적연금이 종합과세로 넘어가는 순간 공적연금과 합산되어 누진 구간이 올라갑니다.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은 연금 수령액 예상계산기나 국민연금 계산법 글에서 먼저 확인하세요.
정리 — 경계를 관리하는 세 가지 습관
- 총액이 아니라 재원별로 본다. 이연퇴직소득과 부득이한 사유 인출은 1,500만원 판정에서 빠집니다. 금융회사에서 재원별 잔액을 받아 확인하세요.
- 경계 부근이면 연도를 나눈다. 1원 차이로 계단이 생기므로, 12월 인출을 1월로 미루는 것만으로 수십만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넘었다면 계산해서 고른다. 다른 소득이 적으면 종합과세가, 많으면 15% 분리과세가 유리합니다. 자동으로 유리하게 처리되지 않으니 신고 때 직접 선택해야 합니다.
여기 나온 기준금액·세율은 모두 2026년 9월 기준 시행 조문의 값이며 세법 개정으로 바뀝니다. 참고로 이 기준금액은 2023년까지 1,200만원이었다가 상향된 것으로, 앞으로도 바뀔 수 있습니다. 본인 과세연도의 법령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 「소득세법」 제14조(과세표준의 계산) 제3항 제9호 — 분리과세연금소득의 가·나·다목, 제3항 제8호 나목(연금외수령 기타소득은 분리과세기타소득).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소득세법」 제64조의4(연금소득에 대한 세액 계산의 특례) — 종합소득 결정세액과 "해당 연금소득 × 100분의 15 + 그 외 종합소득 결정세액" 중 선택. [본조신설 2022.12.31.].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소득세법」 제47조의2(연금소득공제) — 총연금액 기준 4구간, 공제액 900만원 한도.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소득세법」 제55조 제1항(세율) — 종합소득 기본세율 8단계 초과누진 6~45% <개정 2022.12.31.>.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제5호(공적연금소득은 기본세율로 원천징수)·제5호의2(사적연금 나이별·종신계약 세율).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의료 목적 또는 부득이한 인출의 요건 등) — 나목 판정의 사유와 6개월 증빙 기한.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지방세법」 제91조(과세표준) 제1항·제92조(세율) 제1항~제3항 — 종합소득에 대한 개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은 소득세 과세표준과 동일하고, 표준세율표(1,400만원 이하 1천분의 6 … 10억원 초과 3,840만6천원 + 1천분의 45)는 소득세법 제55조 제1항 기본세율의 10분의 1. 제2항 조례로 표준세율의 100분의 50 범위에서 가감 가능.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국세청. 「원천세 — 연금소득: 연금소득 원천징수 방법」 — 사적연금 원천징수세율표, 연금소득공제표, 기본세율표, 분리과세·종합과세 구분.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