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단축이 늘 정답은 아니다 — 줄어든 월납입금을 굴리는 수익률이 대출금리를 넘으면 뒤집힌다
예시는 남은 잔액 3억 원·연 4.000% 고정·남은 300개월 원리금균등 대출에서 5천만 원을 일부 상환하는 경우입니다. 「재투자 수익률」은 세금을 뗀 뒤의 가정값이고 미래 수익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아래 결론은 「그 수익률이 매달 일정하게 나온다면」이라는 조건부 결론입니다.
같은 금리라면 남은 총이자는 언제나 기간단축이 적습니다(이유는 앞 글). 하지만 총이자 비교에는 숨은 가정이 있습니다 — 월상환액 감소를 골라 매달 남는 돈을 그냥 써 버린다는 가정입니다. 그 돈을 굴린다고 보면 판단 기준은 「내 세후 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높은가」 하나로 정리됩니다.
① 비교를 공정하게 맞추는 법
두 전략 모두 「중도상환을 안 했다면 냈을 원래 월상환액(1,583,511원)」을 매달 예산으로 잡습니다. 예산에서 실제 납입액을 뺀 나머지를 매달 적립해 수익률 d로 굴리고, 원래 만기(300개월 뒤)에 손에 남는 돈을 비교합니다. 중도상환액 5천만 원은 양쪽에 똑같이 들어가므로 비교에서 빠집니다.
- (A) 기간단축 — 224회까지는 남는 돈이 없습니다(월상환액이 그대로). 마지막 225회(792,658원)에 790,853원이 남고, 226회부터 75개월 동안 1,583,511원이 통째로 남습니다.
- (B) 월상환액 감소 — 첫 달부터 매달 263,919원(1,583,511 − 1,319,592)이 남습니다(마지막 회차는 반올림 잔차만큼 다름).
② 수익률별 결과 — 손익분기는 대출금리 4%
| 세후 수익률 d | (A) 적립액 | (B) 적립액 | 차이 (A − B) |
|---|---|---|---|
| 0% (그냥 쓴다) | 119,553,665원 | 79,175,386원 | +40,378,279원 → 기간단축 |
| 2% | 127,288,755원 | 102,616,969원 | +24,671,786원 → 기간단축 |
| 4% (= 대출금리) | 135,688,209원 | 135,688,242원 | −33원 → 사실상 같음 |
| 6% | 144,815,515원 | 182,893,960원 | −38,078,444원 → 월상환액 감소 |
판정기 엔진 계산값입니다. d = 0%일 때 차이 40,378,279원은 앞 글의 총이자 차이와 원 단위까지 같습니다 — 총이자 비교는 「수익률 0%」 비교였던 셈입니다. d가 대출금리 4%와 같으면 차이는 33원, 원 단위 반올림 잔차뿐입니다.
③ 왜 정확히 대출금리에서 갈리나
기간단축이든 월상환액 감소든 스케줄은 모두 「대출금리로 할인한 납입액의 합 = 갚을 잔액」이 되도록 짜입니다. 월상환액을 구하는 연금현가 공식이 바로 그 등식입니다. (A)와 (B)는 같은 잔액 B′(2억 5천만 원)를 같은 금리로 갚으므로, 대출금리로 할인하면 두 방식의 현재가치는 똑같이 B′입니다.
두 방식의 현금흐름 차이는 부호가 한 번만 바뀝니다 — 앞쪽 224회는 (B)가 덜 내고, 225회부터 마지막 76회는 (A)가 덜 냅니다. 이런 현금흐름은 차이가 0이 되는 할인율이 하나뿐이고, 그 값이 대출금리입니다. 그래서 d가 대출금리보다 낮으면 기간단축, 높으면 월상환액 감소가 유리해집니다. 원금균등도 같습니다 — 같은 예시를 원금균등으로 바꾸면 d = 0%에서 20,833,317원, 2%에서 12,706,276원 기간단축이 유리하고 4%에서 −102원(사실상 같음), 6%에서 19,618,118원 월상환액 감소가 유리합니다.
④ 그래도 대부분은 기간단축 쪽인 이유 — 위험의 비대칭
대출금리는 확정된 비용이고 투자수익률은 불확실한 기대값입니다.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곳의 세후 수익률은 대출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ETF로 대출금리를 넘길 수도 있지만, 그 기대수익률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섞여 있습니다. d를 대출금리보다 높게 넣었다면 그 숫자가 손실 가능성까지 감안한 값인지 먼저 따져 보세요. 상환할지 투자할지 자체의 세후 비교는 여유자금 대출 갚기 vs 예금·ETF 글에서 다룹니다.
⑤ 숫자 밖의 기준 — 유동성
월상환액 감소에는 수익률과 별개의 장점이 있습니다. 매달 263,919원의 여유가 생기고, 그 돈으로 나중에 다시 중도상환하면 잔액 경로가 기간단축에 가까워집니다. 즉 (B)는 되돌릴 수 있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기간단축을 고른 뒤 월 부담을 다시 낮추려면 재약정이나 대환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가능 여부는 은행에 확인하세요. 비상자금이 부족한데 총이자만 보고 기간단축을 고르면, 급할 때 더 비싼 돈을 빌리게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추가 중도상환에는 수수료 부과기간과 최소 상환 단위가 걸릴 수 있습니다. 또 일부 상품은 처음부터 한쪽 방식만 허용합니다(보금자리론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