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중도인출 사유 vs 담보대출 사유 — 등록금·혼례비는 왜 대출만 되나
「퇴직연금은 집 살 때나 아플 때 꺼낼 수 있다」는 말은 맞지만, 어디까지 맞는지는 제도와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근퇴법 시행령은 담보제공 사유(제2조), DC 중도인출 사유(제14조), IRP 중도인출 사유(제18조 제2항)를 각각 따로 적어 두었고, 세 목록은 겹치지만 같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함정이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입니다 — 담보대출은 되고 중도인출은 안 됩니다.
출발점 — 담보 사유 목록(시행령 제2조 제1항)
- 1호 —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
- 1호의2 —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임차보증금을 부담. 이 경우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
- 2호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 의료비 부담
- 3호·4호 — 담보 제공일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 파산선고 /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
- 4호의2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대학등록금, 혼례비 또는 장례비 부담
- 5호 — 사업주 휴업으로 임금 감소, 또는 재난 피해로서 고용노동부장관 고시 사유·요건 해당
담보 한도는 제2항이 정합니다. 1호부터 4호의2까지는 가입자별 적립금의 100분의 50, 5호(휴업·재난)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한도입니다. 법률 근거는 근퇴법 제7조 제2항입니다.
DC형 중도인출 조건 — 제14조는 제2조를 「골라서」 인용한다
DC 중도인출 사유(시행령 제14조 제1항)는 새 목록을 쓰지 않고 제2조의 호를 인용합니다. 그런데 전부 인용하지 않습니다.
| 제14조 제1항 | 내용 |
|---|---|
| 1호 | 제2조 제1항 1호·1호의2·5호(재난 한정) |
| 1호의2 | 제2조 제1항 2호(6개월 요양 의료비) +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 초과 의료비 부담 |
| 2호·3호 | 중도인출 신청일부터 거꾸로 5년 이내 파산선고 /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 |
| 4호 | 퇴직연금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 고시 사유, 금액은 상환 필요액 이하(제2항) |
빠진 것이 보입니다. 4호의2(등록금·혼례비·장례비)와 5호 중 휴업입니다. 그래서 DC 가입자는 자녀 등록금이 필요해도 중도인출은 할 수 없고, 담보대출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의료비는 같은 6개월 요양이라도 연간 임금총액 × 12.5%를 넘게 부담해야 인출할 수 있습니다. 연봉 5,000만원이면 625만원 초과입니다.
IRP 중도인출 사유 — 일반 IRP와 §25 특례 IRP가 다르다
IRP는 시행령 제18조 제2항이 정합니다. 여기서 한 번 더 갈립니다. 일반 IRP와 근퇴법 제25조(10명 미만 사업장 특례)로 만든 IRP의 요건이 다릅니다.
| 사유 | 담보제공 | DC 인출 | 일반 IRP 인출 | §25 특례 IRP |
|---|---|---|---|---|
| 주택구입 | ✅ | ✅ | ✅ | ✅ |
| 전세·임차보증금 | ✅ 1회 | ✅ 1회 | ✅ 횟수 제한 없음 | ✅ 1회 |
| 6개월 이상 요양 의료비 | ✅ | ✅ 12.5% 초과 | ✅ 금액 요건 없음 | ✅ 12.5% 초과 |
| 5년 이내 파산·회생 | ✅ | ✅ | ✅ | ✅ |
| 등록금·혼례비·장례비 | ✅ | ❌ | ❌ | ❌ |
| 휴업 임금 감소 | ✅ 고시 | ❌ | ❌ | ❌ |
| 재난 피해 | ✅ 고시 | ✅ | ✅ | ✅ |
전세의 차이는 인용 방식에서 나옵니다. 제18조 제2항 제2호는 「제2조 제1항 제1호의2 전단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적습니다. 1회 제한은 같은 호의 후단에 있으므로 일반 IRP에는 따라오지 않고, 같은 제2호 단서가 §25 특례 IRP에만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를 다시 붙입니다. DC는 제1호의2를 통째로 인용하므로 1회 제한이 그대로 걸립니다.
의료비도 같은 구조입니다. 제18조 제2항 제3호 본문은 6개월 요양만 요구하고, 12.5% 요건은 단서로 §25 특례 IRP에만 붙습니다.
DB형은 중도인출이 없다
근퇴법 제22조는 DC 적립금의 중도인출만 정합니다. DB형에는 중도인출 제도가 없습니다. 반면 담보제공(제7조 제2항)은 퇴직연금제도 전체의 수급권에 관한 조항이라 DB 가입자도 담보 사유에 해당하면 대상이 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시행령 제3조)은 또 다른 제도입니다.
날짜가 걸리는 사유 — 파산·회생 5년
파산선고·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은 담보를 제공하는 날(또는 중도인출을 신청한 날)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여야 합니다. 정확히 5년이 되는 날의 처리(기산 규칙)는 조문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려우니, 경계에 걸리면 퇴직연금사업자에 먼저 확인하십시오. 판정기 탭 2는 경계 ±1일에 별도 표시를 붙입니다.
근퇴법 목록과 세법 목록은 또 다르다
여기까지는 「꺼낼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꺼낸 돈에 세금을 얼마나 내느냐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의 부득이한 사유가 정하고, 이 목록은 근퇴법과 다릅니다 — 주택구입·전세는 근퇴법상 인출 사유지만 세법상 부득이한 사유가 아닙니다. 이 부분은 IRP 중도인출 세금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수급권의 보호) 제2항 —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와 요건을 갖춘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에서 담보 제공 가능. 법률 제21475호, 2026-07-01 시행. 원문
- 같은 법 제22조(적립금의 중도인출) · 제24조(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설정 및 운영 등) 제5항. 제22조 · 제24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2조(퇴직연금제도 수급권의 담보제공 사유 등) 제1항·제2항 — 담보 사유와 적립금 100분의 50 한도. 대통령령 제36220호, 2026-03-24 시행. 원문
- 같은 시행령 제14조(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의 중도인출 사유) — 임금총액 1천분의 125 요건, 원리금 상환 한도. 원문
- 같은 시행령 제18조(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급여 종류별 수급요건 및 중도인출) 제2항·제3항 — 「제1호의2 전단」 인용, 법 제25조 가입자 단서. 원문
-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의료 목적 또는 부득이한 인출의 요건 등) — 세법상 부득이한 사유 목록. 2026-10-01 시행.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