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증식이 원리금균등보다 월 상환액이 많아지는 시점 — 역전 회차와 「몇 년 안에 팔면 체증식이 나은가」의 함정
예시는 3억 원·30년·연 5.1% 고정금리, 거치 없음, HF 계산기 방식 체증식(첫 회 31일치 이자, 매월 같은 금액씩 증가)입니다. 연 5.1%는 HF가 2026-10-01 공시한 아낌e보금자리론 30년 금리를 예시로 쓴 것이고, 본인 금리는 우대·가산에 따라 다릅니다. “아낀 돈을 연 3%로 굴린다”는 것은 가정입니다.
체증식을 고르는 흔한 이유는 “어차피 몇 년 안에 집을 팔 거라 초기 부담이 적은 쪽이 낫다”입니다. 그런데 같은 대출금·금리·만기로 비교하면, 아낀 초기 부담을 대출금리보다 낮은 수익률로 굴리는 한 언제 팔아도 체증식이 불리합니다. “팔 때까지는 체증식이 이득”이라는 계산은 대부분 비교 대상이 다르거나 남은 잔액을 빼먹은 계산입니다.
① 두 번의 역전 — 월 상환액과 누적 납입
| 항목 | 체증식 | 원리금균등 |
|---|---|---|
| 첫 회 납입액 | 1,299,452원 | 1,628,849원 |
| 마지막 회 납입액 | 2,180,288원 | 1,629,124원 |
| 총이자 | 3억 2,503만원 | 2억 8,639만원 |
체증식 월 상환액은 137회차(11년 5개월 차)에 원리금균등을 넘어섭니다. 하지만 그 전까지 덜 낸 돈이 쌓여 있어서, 처음부터 낸 돈의 합계(누적 납입)는 272회차(22년 8개월 차)에야 역전됩니다. 총이자 차이는 약 3,864만 원입니다(판정기 엔진 계산값).
② 5년 뒤에 팔면 — 잔액을 빼먹지 말 것
5년(60회차) 동안 체증식은 원리금균등보다 매달 덜 냅니다. 그 대신 원금도 덜 갚았습니다. 60회차 직후 남은 잔액은 체증식 293,650,120원, 원리금균등 275,874,618원입니다. 집을 팔아 전액 상환하면 체증식은 약 1,778만 원을 더 갚아야 합니다.
덜 낸 월부담을 연 3%로 굴렸다고 해도 그 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이 잔액 차이보다 작습니다. 판정기 엔진으로 계산한 체증식의 순손익은 5년 상환 시 약 −100만 원, 10년 상환 시 약 −393만 원입니다. 늦게 갚을수록 차이가 커집니다.
손익이 0이 되는 기준은 상환 시점이 아니라 운용수익률입니다. 아낀 돈을 대출금리(5.1%)와 같은 수익률로 굴리면 순손익은 중도상환수수료 차이를 빼고는 상환 시점과 관계없이 0원(반올림 오차 수준)이 되고, 대출금리보다 높게 굴려야 체증식이 이득입니다. 원리금균등보다 덜 낸 돈은 사실상 대출금리로 추가로 빌린 돈이기 때문입니다.
③ 처음 3년은 중도상환수수료도 더 낸다
보금자리론 FAQ의 중도상환수수료 계산식은 「중도상환원금 × 중도상환수수료율 × (3년-대출 경과 기간) ÷ 3년」입니다. 같은 FAQ는 2025.4.1. 이후 대출의 요율을 「3년 이내 상환 시 최대 0.5%」로 안내합니다. 잔액이 큰 체증식은 같은 시점에 상환해도 수수료가 더 큽니다. 1년(12회차) 뒤 전액 상환하면 0.5% 요율·월 단위 근사로 체증식 약 99.8만 원, 원리금균등 약 98.6만 원입니다.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의 법적 근거는 금융소비자보호법입니다. 같은 법 제20조 제1항 제4호 나목은 대출성 상품에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그 예외로 「대출계약이 성립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상환하는 경우」 등을 둡니다.
일부만 미리 갚는 것도 체증식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HF FAQ는 「상환회차별로 상환금액이 증가하여야 하므로 조기상환시점, 대출잔액 등에 따라 차회금액 우선상환(조기상환)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④ “10년 이내 팔면 체증식이 낫다”는 보도는 무엇을 비교했나
머니S 2023년 1월 31일 기사는 특례보금자리론 5억 원을 두고 「10년 이내에 주택을 처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상환할 경우 40년 체증식 분할상환방식을 선택하는 게 50년 만기 원리금균등 상환방식보다 상환부담이 적다는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이 비교는 만기가 다릅니다(40년 연 4.00% 체증식 vs 50년 연 4.05% 원리금균등). 50년 만기는 금리가 높고 원금을 더 천천히 갚기 때문에, 비교 상대 자체가 잔액이 많이 남는 쪽입니다.
판정기 엔진으로 같은 조건(첫 회 월이자 방식, 아낀 돈 연 3% 운용)을 계산하면 10년 뒤 상환 시 40년 체증식이 50년 원리금균등보다 약 154만 원 유리합니다 — 기사 결론과 같은 방향입니다. 그러나 비교 상대를 같은 40년 만기 원리금균등으로 바꾸면 10년 뒤 체증식이 약 252만 원 불리합니다. “체증식이 낫다”는 결론은 체증식 덕분이 아니라 50년 만기를 피한 덕분입니다.
⑤ 정리
- 같은 대출금·금리·만기라면 아낀 월부담을 대출금리보다 높게 굴릴 수 있을 때만 체증식이 유리합니다. 상환 시점을 앞당긴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 처음 3년 안에 갚으면 잔액이 큰 만큼 중도상환수수료도 체증식이 조금 더 많습니다.
- 그래도 체증식을 고를 이유는 “손익”이 아니라 초기 현금흐름입니다. 소득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초기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때입니다 — 소득 증가율과 부담률 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