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공백이 있어도 근속이 합산될까: 대법원 2004다29736·2016두63705 가 본 판단 요소 7가지
계약이 끝나고 한두 달 쉬었다가 같은 곳과 다시 계약했다면, 근속은 처음부터 다시 셀까요? 대법원은 갱신·반복된 계약은 합산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백이 짧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공백 기간 중에도 근로관계가 이어진다고 봅니다. 반대로 「몇 개월 이상 쉬면 끊긴다」는 기준은 판례에도, 고용노동부 질의회시에도 없습니다.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원문으로 정리했습니다.
① 원칙 — 갱신·반복 계약은 합산한다
퇴직금 사건인 대법원 2004다29736 판결은 판결요지에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계약기간을 합산하여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 근로 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이 판결은 1995년 전원합의체 판결(93다26168) 등을 참조판례로 들고 있습니다.
수습·시용 기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 2021다218083 은 「시용기간 만료 후 본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공백 기간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에도 시용기간과 본 근로계약기간을 통산한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② 공백 중에도 근로관계가 이어지는 경우 — 입시학원 강사
같은 2004다29736 판결은 공백에 대해 이어서 말합니다.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
사건의 사실관계는 대학입시학원 종합반 강사들입니다. 매년 계약기간을 2월 중순경부터 11월경까지로 정한 계약을 반복했는데, 계약기간이 아닌 기간에도 강사들이 수능시험 문제 풀이, 논술 강의, 대학 지원자·합격자 파악·보고 등의 업무를 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기간을 강의 외 부수업무 수행과 다음 연도 강의를 위한 재충전·연구기간으로 보고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강의용역제공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했더라도 근로자성이 인정됐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만합니다.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는 문언 때문에, 퇴직금 계산에서는 합산되는 공백을 계속근로일수에 넣어 세는 것이 판결 문언에 맞습니다. 판정기는 이것을 기본값(공백 포함)으로 두고, 계약 일수만 더한 값도 함께 보여 줍니다(쪼개기 계약 퇴직금 계산).
③ 판단 요소 7가지 — 대법원 2016두63705
공백이 있을 때 무엇을 보는지는 2016두63705 판결요지에 나열돼 있습니다. 「공백기간의 길이와 공백기간을 전후한 총사용기간 중 공백기간이 차지하는 비중, 공백기간이 발생한 경위, 공백기간을 전후한 업무내용과 근로조건의 유사성, 사용자가 공백기간 동안 해당 기간제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한 방식과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취한 조치, 공백기간에 대한 당사자의 의도나 인식, 다른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반복·갱신 관행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 # | 요소 | 이어지는 쪽으로 읽히는 사정(예) |
|---|---|---|
| 1 | 공백의 길이 | 전체 계약기간에 비해 짧다 |
| 2 | 총사용기간 중 공백 비중 | 여러 해 중 몇 주·몇 달 |
| 3 | 공백이 생긴 경위 | 방학·비수기·대기 등 업무 성격 때문 |
| 4 | 앞뒤 업무·근로조건의 유사성 | 같은 업무, 같은 조건으로 재계약 |
| 5 | 공백 중 업무 대체 방식·사용자의 조치 | 공백 중 다른 사람을 새로 쓰지 않음, 연락·준비 업무 |
| 6 | 당사자의 의도·인식 | 양쪽 모두 재계약을 당연히 기대 |
| 7 | 다른 기간제근로자의 갱신 관행 |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사람들과 재계약 |
이 요소들은 점수표가 아닙니다. 판정기도 공백마다 요소를 “예/아니오/모름”으로 정리하게 할 뿐이고, 「자동」 선택은 합산 쪽·단절 쪽 「예」의 개수를 비교한 참고 집계일 뿐 법원 판단이 아닙니다. 그래서 결과는 언제나 「모든 공백 합산」과 「모든 공백 단절」을 나란히 보여 줍니다.
④ 3개월 공백이 단절로 판단된 사례 — 도장공
2016두63705 사건의 근로자는 제철소 설비 도장업무를 하는 외주 협력사의 도장공이었습니다. 2011. 2. 14.부터 2012. 12. 31.까지 일했고, 2013. 1. 1.부터 3. 31.까지 3개월 공백 뒤 2013. 4. 1.부터 2014. 12. 31.까지 다시 일했습니다. 공백 앞뒤를 합치면 2년을 넘지만, 법원은 근로관계가 단절됐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단절 쪽으로 본 사정은 이렇습니다.
- 원청 도장예산이 30% 삭감될 예정이라는 이유로 기간제근로자 18명과 갱신하지 않기로 하고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근로자도 그 통보를 「해고통보」로 인식했다.
- 공백 기간 동안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지 않았다.
- 재입사 전 「채용+배치 전」 건강진단을 따로 했고, 신규 채용자 안전보건 교육을 했다.
- 근로자는 2013. 1. 1. 퇴직하면서 그때까지의 퇴직금을 받았다.
- 같이 계약이 끝난 다른 기간제근로자 대부분은 다시 채용되지 않았다.
즉 「3개월이라서」 끊긴 것이 아니라, 3개월 공백에 이런 사정이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판정기의 「도장공 3개월 공백」 사례를 불러오면 같은 이력을 합산·단절 두 시나리오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단절이면 공백 뒤 640일만 2년에 산입돼 무기계약 간주가 없고, 합산을 가정하면 2013-05-15 에 2년을 넘깁니다(간주일 계산법).
⑤ 「몇 개월이면 끊기나」 — 기준은 없다
인터넷 요약에는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847(2014. 5. 1.)을 “2~3개월 공백은 있어야 단절”로 옮긴 글이 있습니다. 원문은 다릅니다. 그 사안은 '12.7.1.~12.31., '13.3.1.~12.31., '14.4.1.~12.31. 처럼 계약이 반복된 경우였고, 회시는 「2~3개월의 단절기간이 있고 매번 운영기관(도청)에서 채용 절차를 새로이 진행하며 … 그러한 채용 절차나 근로계약의 단절이 2년의 사용기간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근로관계를 중단했다가 다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야 근로관계는 단절되고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때부터 계속근로기간은 새로 기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했습니다.
개월 수가 아니라, 공백과 새 채용 절차가 회피 목적의 형식인지를 보라는 구조입니다. 고용차별개선과-119(2018. 1. 16.)도 「근로계약 기간이 아닌 공백 기간에도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등 사실상 근로관계가 계속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이거나, … 2년의 사용기간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일시적으로 근로관계를 중단했다가 다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고 ‘계속근로’가 인정될 수 있음」이라고 했습니다.
⑥ 실업급여·4대보험 상실·공개채용은 왜 중요한가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582(2014. 3. 27.)는 양쪽을 모두 보여 줍니다. 이어지는 쪽: 「단절기간이 있는 경우라도 수년간 반복하여 근로계약을 계속 체결하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고, 근로계약의 당사자 모두 그렇게 기대하면서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특정 시기가 도래하면 재계약을 한 후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가 반복되었다면 근로계약 전 기간을 계속근로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끊기는 쪽: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를 종료 후 퇴직처리(4대보험 정산 등) 하고, 공개경쟁 방식 등으로 신규채용의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기존 근로자가 당연 선발되는 것이 아니라면, 재계약이 대한 기대가능성이 낮고, 공백기간도 상당하여 각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관계는 단절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업급여에 대해 「공백기간 중에 구직활동을 하고 실업급여를 수령하였거나 타 사업에 취업한 이력이 있다면 달리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했습니다.
-119 사안(직불제 이행점검 조사원)도 공개경쟁채용, 당연 선발이 아닌 점, 실업급여 수령, 「1년중 3개월∼4개월 공백기간」을 근거로 단절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결론이 아니라 「달리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가 붙은 강한 정황입니다.
⑦ 같은 법인 안에서 자리만 옮겼다면
-582 회시는 같은 지자체 산하 시험장 사이에서 배치가 바뀐 경우를 계속근로로 보고, 퇴직금은 「A와 B에서의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하되, B시험장에서 퇴직한 때에 비로소 지급사유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하부기관의 사업자등록번호가 달라도 「별도의 법인이 아니라면」 같은 사업으로 본다는 취지입니다. 이 회시는 같은 법인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법인이 다른 회사로 옮긴 경우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 계약서·급여명세서로 계약 시작·종료일과 공백 날짜를 확정한다.
- 공백이 생긴 이유(방학·비수기·예산·인원 감축)를 적는다.
- 공백 중 연락·준비·교육 등 일한 흔적이 있는지 찾는다.
- 4대보험 상실 신고, 퇴직금 정산, 실업급여 수령, 다른 곳 취업 여부를 확인한다.
- 재입사 때 공개채용·면접·신규자 교육을 거쳤는지, 동료들도 같은 방식으로 재계약됐는지 본다.
-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퇴직금]. 원문
-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두6370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문
-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21다218083 판결 [임금]. 원문
-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582, 2014. 3. 27. 국가법령정보센터 중앙부처 1차 해석. 원문
-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847, 2014. 5. 1. 국가법령정보센터 중앙부처 1차 해석. 원문
-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119, 2018. 1. 16. 국가법령정보센터 중앙부처 1차 해석.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