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중복가입 비례보상, 두 개 들면 두 배일까 — 상법은 가입금액, 약관은 「독립책임액」으로 나눈다
실제 손해를 메워 주는 보험(손해보험·실손형 담보)은 몇 개를 들어도 손해액을 넘게 받지 못합니다. 같은 손해를 보장하는 계약이 여럿이면 보험사들이 손해액을 나눠서 냅니다. 이것이 「비례보상」입니다. 다만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는지가 상법과 표준약관에서 다릅니다.
① 상법 제672조 — 보험금액(가입금액) 비율
상법 제672조 제1항은 「동일한 보험계약의 목적과 동일한 사고에 관하여 수개의 보험계약이 동시에 또는 순차로 체결된 경우에 그 보험금액의 총액이 보험가액을 초과한 때에는 보험자는 각자의 보험금액의 한도에서 연대책임을 진다. 이 경우에는 각 보험자의 보상책임은 각자의 보험금액의 비율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 발동 요건: 가입금액 합계가 보험가액(그 물건의 실제 가치)보다 클 때. 합계가 가액 이하이면 중복보험이 아닙니다.
- 통지의무(②): 여러 계약을 맺을 때는 각 보험자에게 다른 계약의 내용을 알려야 합니다.
- 사기 무효(③): 제669조 제4항을 준용해, 사기로 체결한 중복보험은 무효입니다.
- 권리 포기(제673조): 「보험자 1인에 대한 권리의 포기는 다른 보험자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 한 회사 청구를 포기해도 다른 회사가 그 몫을 더 내지 않습니다.
- 책임보험(제725조의2): 같은 사고로 제3자에게 배상책임을 지는 수개의 책임보험은 보험금액 총액이 손해배상액을 넘으면 제672조·제673조를 준용합니다(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 여기에 해당).
② 대법원 — 제672조는 강행규정이 아니다
대법원 2002. 5. 17. 선고 2000다30127 판결은 「상법 제672조 제1항은 강행규정이 아니므로 각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중복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자의 보상책임 방식이나 보험자들 사이의 책임 분담 방식에 대하여 상법의 규정과 다른 내용으로 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다272883 판결은 손해보험형 상해보험(무보험차 상해)에 제672조 제1항을 준용하면서, 보험자들은 부진정연대 관계라 피보험자는 한 보험자에게 그 보험금액 한도에서 청구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실제 약관은 상법과 다른 분담 방식을 둘 수 있고, 표준약관 대부분이 「다른 계약이 없는 것으로 하여 각각 계산한 금액」, 즉 독립책임액 비율을 씁니다. 참고로 상법 제663조는 보험편 규정을 특약으로 보험계약자에게 불리하게 바꾸지 못하게 하는데, 약관의 독립책임액 방식이 이 조항에 비춰 어떤지 직접 판단한 판례는 이 글 작성 시점에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③ 화재보험 표준약관 제9조 — 같은 방식이면 가입금액, 다르면 보험금 비율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15] 화재보험 표준약관 제9조 제1항은 계약 하나의 보험금을 이렇게 계산합니다.
- 가입금액 ≥ 보험가액의 80%: 가입금액 한도에서 손해액 전액(가입금액이 가액보다 크면 가액 한도)
- 가입금액 < 보험가액의 80%: 가입금액 한도에서 손해액 × 가입금액 ÷ (보험가액 × 80%)
제2항은 다른 계약이 있고 가입금액 합계가 보험가액보다 클 때, 1호 지급보험금 계산방법이 같은 계약끼리는 「손해액 × 이 계약의 보험가입금액 ÷ 각각 계산한 보험가입금액의 합계액」(상법과 같은 식), 2호 계산방법이 다른 계약끼리는 「손해액 × 이 계약의 보험금 ÷ 각각 계산한 보험금의 합계액」(독립책임액 비율)으로 나눕니다.
④ 예시 — 가액 1억 집, 3천만 + 9천만 두 계약, 손해 2천만원
| 계약 | 단독 보험금(§9①) | 상법 §672 · §9②1호 | §9②2호 |
|---|---|---|---|
| A 3천만(가액 80% 미만) | 7,500,000 | 5,000,000 | 5,454,545 |
| B 9천만 | 20,000,000 | 15,000,000 | 14,545,454 |
| 합계 | 27,500,000 | 20,000,000 | 19,999,999 |
A의 단독 보험금은 2천만 × 3천만 ÷ 8천만 = 750만원입니다. 가입금액 합계 1억 2천만원이 가액 1억원을 넘으므로 중복보험이고, 상법 방식은 2천만원을 3 : 9로, 2호 방식은 750만 : 2,000만으로 나눕니다. 받는 합계는 어느 방식이든 손해액 2천만원(2호의 1원 차이는 회사별 원 미만 절사)이고, 달라지는 것은 회사별 몫(최대 약 45만원)입니다.
가액 1억·손해 6천만원·A 6천만 + B 8천만이면 단독 보험금이 4,500만·6,000만원이라 두 방식 모두 25,714,285원·34,285,714원으로 우연히 같은 값이 나옵니다. 방식 차이는 계약 하나가 가액 80%에 못 미쳐 단독 보험금 비율이 가입금액 비율과 어긋날 때 생깁니다.
가입금액 합계 9천만원이 가액 1억원 이하라 제672조·§9②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9①로 각각 계산하면 750만원·1,500만원, 합계 2,250만원으로 손해액보다 큽니다. 문언상으로는 이렇게 계산되지만, 손해보험은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계약(상법 제665조)이므로 실제로는 손해액 한도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실무 처리는 확인하지 못했으니 보험사에 문의하세요.
⑤ 비례보상이 아닌 것
- 정액형 담보: 진단비·수술비·입원일당처럼 약정 금액을 주는 담보는 손해를 메우는 구조가 아니라 계약마다 따로 받습니다.
- 실손의료보험: 인보험이라 상법 제672조가 직접 적용되지 않고, 표준약관 제37조가 「보장대상의료비 최고액 − 공제금액 최소액」을 나누는 별도 방식을 씁니다 → 실손보험 중복가입 보험금 계산
- 일상생활배상책임: 손해액을 독립책임액 비율로 나누는데, 자기부담금이 메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 일상배상책임보험 중복가입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