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대물 보상 vs 소송 — 격락·렌트비에서 약관과 판결이 갈리는 지점
이 글은 사람이 다친 손해(대인)가 아니라 차가 부서진 손해(대물)에 관한 것입니다. 대인에서 보험사 제시액과 법원 인용액이 갈리는 지점은 위자료와 가동일수를 다룬 글에 있습니다. 대물에서 둘이 갈리는 곳은 시세하락손해(격락)와 대차료(렌트비)입니다. 약관은 손해를 "간주"하고, 법원은 실제 손해를 봅니다.
약관은 소송 결과를 따라간다 — 제10조 ②
먼저 구조부터. 상대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주는 돈은 약관 지급기준으로 계산하지만, 소송이 걸리면 그 계산 자체가 판결 금액으로 바뀝니다.
「소송(민사조정, 중재를 포함)이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 등(*1)에 따라 피보험자가 손해배상청구권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금액(지연배상금을 포함)을 제1항의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해 산출한 금액’으로 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보험사에 직접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상법 제724조 ② — 「제3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금액의 한도내에서 보험자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 직접청구권을 손해배상청구권으로 보면서, 그것이 「법원이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보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약관의 지급기준에 구속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2024다208865 판결요지 [1]). 다만 보험가입금액 한도는 그대로입니다.
격락 — 약관은 "수리비 × 비율", 법원은 "중대한 손상이면 실제 하락"
| 약관 <별표2> 6. | 법원 (2016다248806) | |
|---|---|---|
| 대상 | 출고 후 5년 이하 & 수리비 > 가액의 20% | 중대한 손상으로 수리 후에도 원상회복이 안 되는 부분이 남는 경우 |
| 금액 | 수리비용 × 20/15/10% | 그로 인한 자동차 가격 하락액(통상손해) |
| 증명 | 요건만 맞으면 자동 산정 | 중대한 손상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 |
법원의 출발점은 민법 제393조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제763조로 불법행위에 준용)입니다.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다248806 판결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1] 「불법행위로 인하여 물건이 훼손되었을 때 통상의 손해액은 수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수리비,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교환가치의 감소액이 되고, 수리를 한 후에도 일부 수리가 불가능한 부분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수리비 외에 수리불능으로 인한 교환가치의 감소액도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
[2] 「자동차의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등의 사유로 중대한 손상이 있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리를 마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상회복이 안 되는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는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그로 인한 자동차 가격 하락의 손해는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중대한 손상인지 — 판단 요소
같은 판결이 열거한 고려 요소입니다. 「사고의 경위 및 정도, 파손 부위 및 경중, 수리방법, 자동차의 연식 및 주행거리, 사고 당시 자동차 가액에서 수리비가 차지하는 비율,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사고 이력으로 기재할 대상이 되는 정도의 수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이는 중대한 손상이라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 연식과 가액 대비 수리비 비율은 고려 요소의 일부일 뿐 문턱이 아닙니다. 약관처럼 "5년", "20%"로 자르지 않습니다.
- 대신 자동 지급이 없습니다. 중대한 손상과 하락액을 피해자가 증명해야 하고(감정 등), 인정되지 않으면 약관보다 적게 끝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245197 판결은 같은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신차등록 후 약 1년 된 덤프트럭이 2축 서스펜션·사이드 안전바·적재함 스커트 패널·연료탱크 교환 등에 수리비 18,970,000원이 든 사안으로, 수리 후 편마모가 생기고 손상 부위가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기재되는 부위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위 기준으로 따져 보라고 했습니다.
대차료 — 약관은 "동급 최저요금", 법원은 "객관적 사용가치"
약관은 동급(배기량·연식, 일부 차량은 차량크기) 대여자동차 중 최저요금을 한도로 실제 렌트비를 주고, 기간은 25일(160시간 초과 30일)입니다(대차료 글).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4다208865 판결은 요금 기준에서 약관과 다른 길을 냈습니다 — 「대차비용은 자동차의 사고 당시를 기준으로 그 대체물로서 객관적 사용가치가 동일한 자동차를 대차가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 동안 대차시장에서 빌릴 때 드는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 판결이 다룬 것은 어떤 차의 요금으로 볼지입니다. 25일 한도의 효력을 직접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습니다 — 「대차의 필요성과 대차비용 액수의 상당성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다면 그에 대한 주장ㆍ증명책임은 자동차를 대차한 피해자에게 있다.」
- 판결이 다룬 약관은 2022. 12. 22. 개정 전 판본입니다.
과실상계는 소송에서도 그대로 — 그리고 대물엔 바닥이 없다
소송으로 가도 피해자 과실만큼 깎이는 것은 같습니다. 민법 제396조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제763조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약관도 <별표3> 1.가.(1)에서 대물배상으로 산출한 금액을 「피해자 측의 과실비율에 따라 상계」한다고 정합니다.
대인배상Ⅰ에는 과실상계 후 금액이 사망 2,000만원·부상 치료관계비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하는 장치가 있지만(<별표3> 1.가.(2)), 대물배상에는 그런 바닥이 없습니다. 과실 100%면 0원입니다. 과실비율은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확정판결에 의한 과실비율을 적용함.」(1.나.) — 소송에서 과실이 올라가면 격락에서 얻은 것보다 더 잃을 수 있습니다.
약관 기준 계산 예시 — 과실 20%
| 항목 | 금액 |
|---|---|
| 수리비 (출고 6개월, 가액 3,000만원) | 8,000,000원 |
| 시세하락손해 (1년 이하 20%) | 1,600,000원 |
| 대차료 (25일 × 10만원) | 2,500,000원 |
| 견인비 | 100,000원 |
| 산출 손해액 | 12,200,000원 |
| 과실상계 (내 과실 20%) | × 80% = 9,760,000원 |
| 엔진 교체 감가상각 공제 50만원이 있다면 | 9,760,000 − 500,000 = 9,260,000원 (제10조 ① 문언 순서) |
마지막 줄은 순서가 쟁점입니다. 제10조 ①은 「보험회사는 이 약관의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해 산출한 금액’과 ‘비용’을 합한 금액에서 ‘공제액’을 공제한 후 보험금으로 지급하되 다음의 금액을 한도로 합니다.」라고 하고, 대물의 공제액은 「사고차량을 고칠 때에 엔진, 변속기(트랜스미션), 모터, 구동용배터리 등 부분품을 교체한 경우 교체된 기존 부분품의 감가상각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감가상각분을 먼저 빼고 과실상계하면 9,360,000원이 됩니다. 어느 순서가 실무 기준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계산기는 두 값을 함께 보여 줍니다. 상대 대물 보험가입금액을 넘는 부분은 보험사가 아니라 가해자 개인에게 청구할 몫입니다.
쌍방과실이면 각자의 보험이 따로 낸다
내 차 손해 1,000만원, 상대 차 손해 400만원, 과실 70:30(내가 30)이라면:
- 내가 받을 돈 = 1,000만원 × 70% = 700만원 — 상대 대물보험이 지급
- 내가 물어줄 돈 = 400만원 × 30% = 120만원 — 내 대물보험(또는 내 돈)이 지급
"차액 580만원만 받는다"가 아니라 두 보험이 따로 움직입니다. 내 대물보험을 쓰면 보험료 할증이 따를 수 있으니, 120만원을 보험으로 처리할지는 보험처리 vs 자비 계산기로 따로 판단하세요.
시효 — 3년과 10년
민법 제766조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상대 보험사에 대한 직접청구권도 손해배상청구권이라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2024다208865 [1]). 소송을 고민하는 동안에도 시효는 흐릅니다.
정리
- 약관은 격락을 수리비 × 10~20%로, 대차료를 동급 최저요금 × 25일로 간주합니다. 소송이 걸리면 확정판결 금액이 약관 산출금액을 대신합니다(제10조 ②).
- 법원은 중대한 손상이면 수리 후 가격 하락을 통상손해로 보고(2016다248806), 대차료도 객관적 사용가치 기준으로 산정합니다(2024다208865).
- 그 대신 증명은 피해자 몫이고, 판결 금액은 약관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 과실상계는 소송에서도 그대로이고, 대물에는 대인Ⅰ 같은 바닥이 없습니다. 확정판결로 과실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 쌍방과실은 각자의 대물보험이 따로 지급합니다. 시효는 안 날부터 3년, 사고일부터 10년.
- 금융감독원.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 표준약관 —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제10조(지급보험금의 계산)·<별표2> 대물배상 지급기준·<별표3> 과실상계 등. 2026. 8. 28. 발령, 2026. 9. 10. 시행.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다248806 판결 [손해배상(기)]. 원문
-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245197 판결 [손해배상금]. 원문
-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4다208865 판결 [임대료청구의소]. 원문
-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제396조(과실상계)·제763조(준용규정)·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제393조 · 제396조 · 제763조 · 제766조
- 「상법」 제724조(보험자와 제3자와의 관계). 원문
- 금융감독원 분쟁조정1국. 「주요 분쟁사례로 알아보는 소비자 유의사항 — 자동차 시세하락 손해 관련」. 보도자료, 2025. 11. 24.(조간).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