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중단 채무승인 — 1만원 입금·각서 한 장이 시효를 다시 시작시키는 이유
시효가 끝나기 전에 빚의 일부를 갚으면 「승인」으로 시효가 중단되고 그날부터 다시 처음부터 셉니다. 시효가 끝난 뒤에 갚으면 중단은 아니고 「시효이익을 포기했는가」가 문제됩니다. 예전 판례는 이를 포기로 추정했지만, 대법원은 2025년 7월 전원합의체 판결로 그 추정 법리를 폐기했습니다. 이제는 일부 변제 사실만으로 포기가 되지 않고, 경위를 따져 포기로 인정될 때에만 그때부터 새 시효가 진행합니다.
중단 사유는 세 가지
민법 제168조: "소멸시효는 다음 각호의 사유로 인하여 중단된다. 1. 청구 2.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3. 승인". 중단되면 "중단까지에 경과한 시효기간은 이를 산입하지 아니하고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합니다(제178조 제1항). 재판상 청구로 중단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 진행합니다(같은 조 제2항).
| 사유 | 중단 시점 | 다시 세는 날 |
|---|---|---|
| 승인(일부 변제·이자 납부·각서) | 승인한 날 | 그날부터 기존 기간 |
| 소 제기·지급명령 신청 | 소 제기일·신청일(민소 §265·§464) | 확정일부터 10년(§165) |
| 가압류 | 신청한 때(2016다35451) | 집행보전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2000다11102) |
| 압류 | 신청일(계산기 처리) | 해제·집행절차 종료 때부터(2016다239840) |
| 최고(내용증명·독촉) | 6개월 안에 후속 조치가 있을 때만 | 후속 조치에 따름 |
완성 전 1만원 입금 = 승인 → 중단
승인에는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습니다. 제177조는 "시효중단의 효력있는 승인에는 상대방의 권리에 관한 처분의 능력이나 권한있음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대법원은 "시효완성 전에 채무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는, 그 수액에 관하여 다툼이 없는 한 채무승인으로서의 효력이 있어 시효중단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95다39854). 승인은 "관념의 통지로 여기에 어떠한 효과의사가 필요하지 않다"(2011다21556) — 즉 시효를 연장하겠다는 생각이 없었어도 중단됩니다.
예: 2016-07-01이 변제기인 개인 간 대여(10년)에서 2020-02-03에 일부를 갚았다면, 원래 완성일 2026-07-01이 아니라 2030-02-03이 새 완성일입니다.
완성 후 1만원 입금 — 「포기 추정」은 2025년에 폐기
시효가 이미 완성된 뒤에는 중단될 시효가 없습니다. 대신 「시효이익의 포기」가 문제됩니다(시효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하지만 — 제184조 제1항 — 완성 후에는 포기할 수 있습니다). 예전 대법원은 2001다3580 등에서 완성 후 일부 변제를 채무 전체의 묵시적 승인으로 보고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추정 법리」가 "타당하지 않다"며 그와 같은 취지의 종전 판결들을 변경했습니다. 추정 법리가 "대부업체나 추심업체 등이 시효완성 후 채무자에게 일부 변제 등 채무승인 행위를 압박하거나 유도함으로써 시효이익을 포기하게 하는 데 악용"될 우려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제 포기 여부는 "일부 변제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및 자발성, 일부 변제액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액 사이의 차이, 일부 변제 당시 시효기간을 도과한 정도, 일부 변제 당시 및 전후의 언동, 당사자들의 관계와 거래지식 및 경험 등 개별 사안에 존재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합니다(2023다240299). 그 사건에서도 1,800만원을 일부 변제한 사실은 인정됐지만 "그것만으로" 포기 의사표시를 추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포기하면 어떻게 되나 — 대법원 2009다14340: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 후에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그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경우에는 그때부터 새로이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2015-03-01 기한이익 상실 대출(5년, 2020-03-01 완성)을 2021-04-01에 일부 갚아 포기로 인정되면 새 완성일은 2026-04-01입니다.
그렇다고 「승인 = 곧바로 포기」는 아니다
대법원 2011다21556은 둘을 구분합니다. 중단 사유인 승인은 효과의사가 필요 없지만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므로, 완성 후 채무 승인이 있었다고 곧바로 포기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포기 여부는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또 일부 변제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도 한정될 수 있습니다. 같은 당사자 사이의 여러 채무라도 "그 채무가 별개로 성립되어 독립성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그렇게만 해석할 수는 없"다는 판례가 있습니다(93다14936).
- 완성 전 일부 변제·각서 → 승인 → 중단, 그날부터 다시 기존 기간(§168·§178①)
- 완성 후 일부 변제 → 그것만으로 포기 추정 안 함(2023다240299 전합), 경위를 따져 포기로 인정되면 그날부터 새 시효(2009다14340)
- 완성 후 단순 승인(확인서 등) → 곧바로 포기는 아님(2011다21556), 경위에 따라 다툼
금융감독원 유의사항(KB국민은행 게시)도 "채무자가 채무를 일부 변제하거나, 변제하겠다는 각서 및 확인서 등을 작성하는 경우, 작성일로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재산정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일부만 갚으면 원금을 감면해 주겠다고 회유하는 경우, 이미 완성된 소멸시효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숨은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내용증명은 6개월짜리 임시 중단
재판 밖에서 갚으라고 요구하는 「최고」는 그 자체로 시효를 멈추지 못합니다. 제174조: "최고는 6월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최고를 여러 번 보내도 마찬가지로, "시효중단의 효력은 항상 최초의 최고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상청구 등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이로부터 소급하여 6월이내에 한 최고시에 발생"합니다(83다카437).
예: 2025-12-31에 완성될 채권에 2025-10-01 내용증명을 보냈다면 6개월 기한은 2026-04-01입니다. 2026-04-01에 소를 내면 최고일로 소급해 중단되지만, 하루 늦은 2026-04-02에 내면 이미 2025-12-31에 완성된 것으로 계산됩니다.
지급명령은 2주 안에 이의
시효가 완성된 빚이라도 법원 지급명령을 받고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커집니다. 민사소송법 제470조는 "채무자가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한 때에는 지급명령은 그 범위안에서 효력을 잃는다"고 하고 이 기간은 불변기간입니다. 이의가 없으면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제474조), 그날부터 10년의 시효가 새로 시작됩니다(판결 10년 글). 2026-10-14에 송달받았다면 마감은 2026-10-28입니다.
- 「민법」 제168조~제178조·제184조 [법률 제21454호].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민사소송법」 제265조·제464조·제470조·제474조 [법률 제21993호].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 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다39854 판결. 원문
-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추정 법리 변경). 원문
- 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3580 판결(위 전원합의체 판결로 「포기 추정」 부분 변경). 원문
-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14936 판결. 원문
-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원문
-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14340 판결. 원문
- 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다카437 판결. 원문
-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다35451 판결. 원문
- 대법원 2017. 4. 28. 선고 2016다239840 판결. 원문
-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11102 판결. 원문
- KB국민은행. 「소멸시효 완성채권 추심 관련 금융소비자 유의사항」.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