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룰이란 — Bengen 1994와 Trinity Study가 말한 안전인출률의 원래 의미와 한계
"은퇴자산의 4%씩 빼 쓰면 평생 마르지 않는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원문의 4% 룰은 첫해에 자산의 4%를 꺼내고, 그 뒤로는 물가상승률만큼만 인출액을 늘리는 규칙이며, 그것도 미국 1926년 이후 데이터에서 30년 동안 버텼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엇을 검증했고 무엇을 검증하지 않았는지 원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Bengen 1994 — SAFEMAX 4%
재무설계사 William Bengen은 1994년 Journal of Financial Planning에 실린 논문에서 1926~1976년의 각 연도에 은퇴한 가상의 은퇴자를 만들었습니다. 포트폴리오는 S&P 500 50% + 중기 미국채 50%, 매년 리밸런싱, 세금·수수료 없음. 첫해 인출률을 3%, 4%, 5%… 로 바꿔 가며 자산이 몇 년 만에 고갈되는지를 봤습니다.
- 4% 인출: 어떤 은퇴 시작 연도에서도 33년 이전에 고갈된 사례가 없음(최악의 경우가 약 33년). 그래서 "30년 은퇴 기간에 안전한 최대 인출률"이라는 의미로 SAFEMAX라 불림.
- 3% 인출: 모든 사례에서 50년 이상 지속. 3.5%는 "절대적으로 안전(absolutely safe)".
- 5% 이상: 1960년대 후반 은퇴자 등 상당수가 20년 안팎에 고갈.
- 주식 비중은 50% 이상, 75%에 가깝게 가져갈 것을 권고 — 채권 비중을 높이면 최악 시나리오가 오히려 나빠짐.
여기서 나온 것이 25배 법칙입니다. 첫해 인출액이 자산의 4%이려면 자산은 연 생활비의 1 ÷ 0.04 = 25배여야 하니까요.
Trinity Study 1998 — 성공률 표
Trinity 대학의 Cooley·Hubbard·Walz는 1998년 AAII Journal에서 같은 질문을 확률로 바꿨습니다. 1926~1995년 사이 가능한 모든 15·20·25·30년 롤링 구간(30년은 41개)에 대해, 5가지 주식/채권 배분(100/0·75/25·50/50·25/75·0/100)과 인출률 3~12%로 인출했을 때 기간 말에 잔액이 남은 구간의 비율 = 포트폴리오 성공률을 표로 냈습니다. 채권은 Bengen과 달리 장기 고등급 회사채, 물가는 CPI입니다.
| 인플레 조정 인출, 30년 | 3% | 4% | 5% | 6% | 7% |
|---|---|---|---|---|---|
| 주식 100% | 100 | 95 | 85 | 68 | 59 |
| 주식 75 / 채권 25 | 100 | 98 | 83 | 68 | 49 |
| 주식 50 / 채권 50 | 100 | 95 | 76 | 51 | 17 |
| 주식 25 / 채권 75 | 100 | 71 | 27 | 20 | 5 |
| 채권 100% | 80 | 20 | 17 | 12 | 0 |
Cooley·Hubbard·Walz 1998 Table 3에서 발췌(단위 %). 계산기 탭 2에는 15~30년 × 3~12% 전체 표가 들어 있습니다. 표에서 읽히는 세 가지: 인출률이 1%p 오를 때마다 성공률이 급락하고, 기간이 길수록 낮아지며, 채권 비중이 75%를 넘으면 인플레 조정 인출을 30년 버티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같은 저자들이 2011년 Journal of Financial Planning에 1926~2009년으로 데이터를 늘려 다시 계산했을 때 50/50·30년·4% 인플레 조정 인출의 성공률은 96%였고, "성공률 75%를 기준선으로 보면 주식 50% 이상 포트폴리오에서 명목 고정 7% 인출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덧붙였습니다.
4% 룰을 쓸 때 꼭 붙는 조건
- 첫해에만 4%. 이듬해부터는 자산 잔액이 아니라 전년 인출액 × (1 + 물가상승률)입니다. 매년 잔액의 4%를 빼는 방식(고정 비율 인출)은 고갈은 안 되지만 인출액이 출렁입니다.
- 30년 기준. 55세 조기 은퇴로 40년을 봐야 한다면 표 범위 밖이고, Bengen 기준으로도 3~3.5%가 안전 구간입니다.
- 주식 50~75%. 예금·채권 위주 포트폴리오에는 4% 룰이 성립하지 않습니다(위 표 채권 100% 행: 20%).
- 세전·수수료 없음. 원문은 세금과 거래비용을 뺐습니다. 펀드 보수 1%는 사실상 인출률 1%p 추가와 비슷합니다.
- 미국 데이터. 1926~1995년 미국 주식·채권 수익률입니다. 한국 자산·환율·원화 물가는 검증 대상이 아닙니다.
- 성공 = 잔액 > 0. 95% 성공률의 나머지 5%는 실제로 고갈된 구간이고, "성공"한 구간도 마지막에 얼마 남았는지는 별개입니다.
그래서 4% 룰은 어떻게 쓰나
4% 룰은 예측이 아니라 규모 감각을 잡는 자입니다. "월 200만원 부족분이면 자산 6억"이라는 25배 법칙으로 목표 크기를 잡고, 계산기 탭 2에서 내 자산·인출률·배분·기간 조합의 역사적 성공률을 확인한 뒤, 탭 3의 고갈 시점 시뮬레이션으로 내 수익률 가정에서 몇 살까지 버티는지 대조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필요자금 자체를 구하는 방법은 노후자금 계산 글에서 다룹니다.
- Bengen WP. Determining Withdrawal Rates Using Historical Data. Journal of Financial Planning. 1994;7(4):171-180. 원문 PDF
- Cooley PL, Hubbard CM, Walz DT. Retirement Savings: Choosing a Withdrawal Rate That Is Sustainable. AAII Journal. 1998;10(3):16-21. 원문 · PDF
- Cooley PL, Hubbard CM, Walz DT. Portfolio Success Rates: Where to Draw the Line. Journal of Financial Planning. 2011;24(4):48-60. 원문
- 국가데이터처(통계청). 2024년 생명표 작성 결과(보도자료, 2025-12-03).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