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 DB형·DC형 퇴직연금은 어떻게 나누나 — 계좌는 못 쪼개고 금액으로 정산하는 이유
회사가 퇴직금 대신 퇴직연금에 가입해 있어도 이혼 재산분할에서 나누는 원리는 같습니다. 대법원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은 분할 대상 퇴직급여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퇴직급여를 명시했습니다. 달라지는 건 금액을 어떻게 잡느냐와 어떻게 건네느냐입니다. DB형은 예상 일시금, DC형은 계좌 적립금이 기준이고, 어느 쪽이든 계좌를 쪼개 주는 게 아니라 돈으로 정산합니다.
DB형 — 퇴직금과 같은 방식
확정급여형(DB)은 퇴직할 때 받을 금액이 미리 정해진 제도입니다. 퇴직급여법 §15는 그 수준을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DB형은 퇴직금처럼 기준일(이혼소송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퇴직한다고 가정한 예상 일시금을 분할 대상으로 봅니다. 규약에 따라 법정 하한보다 많을 수 있으니, 평균임금으로 추정한 값은 하한일 뿐이고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예상 일시금을 조회하는 게 정확합니다. 계산 원리와 혼인 전 근속분 문제는 퇴직금 재산분할 글과 같습니다.
DC형 — 계좌에 쌓인 적립금
확정기여형(DC)은 회사가 매년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근로자 계좌에 넣고(§20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합니다. 받을 돈은 정해져 있지 않고 계좌 잔액이 곧 퇴직급여입니다. 그래서 DC형은 기준일 적립금 평가액이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혼인 전에 쌓인 적립금을 어떻게 다룰지가 문제가 됩니다. 혼인할 때의 잔액을 알면 “혼인 중 늘어난 부분”을 따로 셀 수 있습니다.
| 예시 B1 | 금액 |
|---|---|
| 기준일 DC 적립금 | 62,000,000원 |
| 혼인 시 적립금 | 9,000,000원 |
| 혼인 중 증가분 | 53,000,000원 |
| 내 몫 50% — 혼인 중 증가분 기준 | 26,500,000원 |
| 내 몫 50% — 전액 포함 기준 | 31,000,000원 |
두 숫자 중 어느 쪽이 맞는지 법이 정해 둔 공식은 없습니다. 판례는 예상퇴직급여를 적극재산에 넣고 다른 재산과 함께 일괄 청산하라고 할 뿐이고, 혼인 전 부분은 기여도·특유재산 판단에서 다뤄집니다. “혼인 중 증가분”은 협상할 때 쓰는 참고 범위로 보세요.
운용수익은 어떻게 되나
혼인 중 증가분에는 회사 부담금뿐 아니라 운용수익(또는 손실)도 들어 있습니다. 혼인 전 적립금에서 혼인 중에 난 수익까지 혼인 전 몫으로 볼지, 혼인 중 몫으로 볼지는 일률적인 기준이 없어 사안마다 다툽니다. 정확히 따지려면 퇴직연금사업자에게서 혼인일 무렵 잔액과 그 뒤 연도별 부담금·수익 내역을 받아 두는 게 좋습니다. 도구는 “기준일 적립금 − 혼인 시 적립금”의 단순 차이만 계산합니다.
왜 계좌를 쪼개 줄 수 없나
퇴직급여법 §7①은 이렇게 정합니다.
「퇴직연금제도(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 또는 압류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그래서 이혼한다고 상대방 DC 계좌의 절반을 내 계좌로 옮기는 식의 분할은 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퇴직연금을 가입자 명의 그대로 두고 그 가치를 가입자의 적극재산에 넣은 뒤, 전체 재산분할 결과에 따라 다른 재산이나 현금으로 정산하게 합니다. 가입자가 당장 현금이 없으면 집 같은 다른 재산을 상대에게 더 주거나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대상분할 — 한쪽이 갖고 돈으로 준다
이처럼 특정 재산을 한쪽이 갖고 그 대신 상대방에게 돈을 주는 방식을 대상분할이라고 합니다. 대법원은 2026년 비상장주식 사건에서 재산분할 방법의 하나로 「부부 공동재산 중 특정재산을 배우자 일방의 소유로 하고 그 배우자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일정액의 금전을 지급하게 하는 방식[이른바 ‘대상분할(代償分割)’]」을 설명했습니다(2024므16033, 16040). 이 판결은 비상장주식을 다룬 것이지 퇴직연금 사건은 아니지만, 쪼갤 수 없는 재산을 금전으로 정산하는 구조는 같습니다. 퇴직연금은 법으로 양도가 막혀 있으니 사실상 이 방식밖에 없습니다.
IRP·개인 추가 부담금은 일반 금융자산처럼
DC 계좌에 본인이 따로 넣은 추가 부담금(§20②)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스스로 넣은 돈은 회사 퇴직급여가 아니라 본인 저축입니다. 혼인 중에 넣었다면 예금·펀드처럼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고 평가액을 넣으면 됩니다. 이직하면서 받은 퇴직급여를 IRP로 옮겨 둔 경우에는 그 돈이 이전 직장 퇴직급여라는 점을 밝혀 두는 게 좋습니다. 도구는 회사 퇴직급여만 계산하므로, 이런 계좌는 다른 재산에 따로 더하세요.
- DB: 퇴직연금사업자 예상 퇴직급여(일시금) 조회서, 퇴직연금 규약
- DC: 기준일 적립금 평가액, 혼인일 무렵 잔액(가능하면 연도별 부담금·수익 내역)
- 소송 중이면 법원 사실조회 신청으로 회사·사업자에서 직접 받을 수 있음
- 재산분할 청구는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민법 §839의2③)